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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친 『정치위기 극복』 자신감/러시아 인민대표대회 폐막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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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친 『정치위기 극복』 자신감/러시아 인민대표대회 폐막 안팎

입력
1992.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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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파 공세 무난히 넘겨/개혁정책 계속시행 선언러시아내 보·혁 세력이 급진경제 개혁추진과 행정부 권한 개편문제를 둘러싸고 일진일퇴의 공방을 거듭해온 제6차 인민대표대회가 21일 막을 내렸다.

지난 6일 개막,보름동안 진행된 이번 회기에서 「개혁의 견인차」 보리스 옐친 대통령은 특유의 노련한 정치술을 발휘,의회 보수파의 사활을 건 총공세를 일단 무난히 받아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옐친은 보수파의 집요한 정부조직 개편 요구에도 불구,총리겸직과 각료 임명권 등 종전의 권한이 사실상 유지된 새로운 정부조직안을 상설대의기구인 최고회의의 심의에 넘기는데 성공함으로써 개혁세력의 정치적 기득권을 지켰다.

옐친은 폐막일에서 행한 연설에서 보수파 대의원들의 반동적 행동을 비판하고 이들로부터 퇴진압력을 받고있는 현 러시아 내각을 강력히 변호했다. 동시에 시장경제를 향한 「중단없는」 개혁추진을 선언했다.

그는 이날 단호한 어조로 「보수파의 복수」는 진무됐으며 『개혁을 향한 전략과정은 보존됐다』는 말로 자신의 정치적 자신감을 표현했다.

옐친의 이러한 자신감을 입증하듯 러시아 언론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그의 인기는 37%에서 43%로 크게 뛰어오른 반면 보수파가 장악한 의회를 지지한 비율은 28%에서 12%로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조국당과 농민당 등을 포함한 보수파 그룹의 조직인 「러시아연합」도 폐막에 즈음한 성명을 통해 의회가 「현정부의 무력화」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음을 시인했다.

그러나 일부 보수파 지도자들은 이번 대회를 통해 보수파가 옐친으로 하여금 정부조직 개편을 강행하게 했고 각료 임명에 있어서도 최고회의의 입김을 불어넣을 수 있는 등 개가를 올렸다고 기염을 토하고 있다.

이번 인민대표대회는 구 소련이 해체되기 이전인 90년 3월5일을 임기로 선출된 까닭에 대의원의 70%이상이 공산당 간부 등 보수파 인사. 이 때문에 의회와 옐친정부와의 한판 격돌이 불가피한 것으로 예상돼 왔다.

따라서 옐친은 개회이전부터 보수파의 공격예봉을 둔화시키기 위해 예고르 가이다르 부총리와 같은 개혁주도 각료의 권한을 축소하는 등 선제공격을 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수파 대의원들은 11일 회의에서 옐친의 비상대권 기간을 3개월로 축소할 것을 결의,권력투쟁의 포문을 열었다.

이에앞서 국민투표 실시 위협으로 보수파의 고삐를 늦추어 보고자 했던 옐친은 이날 이후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대신 의회 각계파 지도자와 막후접촉을 통해 설득작업을 벌이는 등 「헌법적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경주했다.

팽팽한 보혁대결의 와중에서 미국 등 서방측도 러시아 경제개혁의 지속적 추진을 돕기위해 2백40억달러의 지원철회를 빌미로 보수파에 압력을 가해왔다.

이 때문인지 보수파들은 15일 경제개혁 지지 결의안을 공식승인하는 유화제스처를 보내긴 했으나 17일엔 소련붕괴 인정을 거부한데 이어 18일엔 대통령 의회해산권을 인정치 않는 등 번덕스런 반발을 보였다.

이런식의 반전을 거듭하던 러시아 의회와 정부의 대결양상은 결국 상호 체면손상을 피하는 수준의 타협점으로 귀결했다. 한때 위기감이 감돌았던 옐친 진영은 정치적 자신감을 찾게됐고 의회보수파 또한 나름대로의 강력한 대정부 목소리를 확보했다고 자평하는 상황인 것이다.

그러나 옐친에겐 의회 보수파를 완전 무장해제할 카드는 아직도 있다. 의회해산은 묻는 국민투표가 바로 그것이다.

만약 보수세력의 공세가 계속된다면 옐친은 오는 6월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마지막 승부수를 걸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전망은 비단 옐친측근으로부터 흘러나오는 언급에서 뿐만아니라 러시아 국민사이에 형성된 반 보수적 공감대에 근거하고 있다.<김영걸기자>

□제6차 러시아 인민대회 일지

▲4월2∼3일­가이다르,부르블리스 해임

▲6일­대회개막 내각불신임 동의안 논의부결

▲8일­옐친,대통령 절대권력 행사 개헌안 제출

▲9일­옐친,보수파에 국민투표 실시 위협

▲11일­의회,옐친 비상대권 기한축소

▲12일­휴회기간동안 막후협상

▲13일­내각,총사퇴서 제출

▲15일­의회,경제개혁 지지

▲17일­의회,구소련붕괴 인정 거부

▲18일­의회,대통령 의회해산권 불인정

▲20일­의회,구 소련붕괴 인정

옐친,3개월내 총리직 사임 약속

▲21일­옐친,지명총리 의회거부시 1년간 총리겸직을 내용으로 하는 정부조직 절충안 제출,최고회의에 이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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