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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양자입장』 조율/노 대통령­박 위원 단독면담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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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양자입장』 조율/노 대통령­박 위원 단독면담 안팎

입력
1992.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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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 해치는 분위기 막겠다/대통령/“대통령 중립을” 이 지원 표명/박 위원민자당 대통령후보 선출을 놓고 김영삼대표,이종찬의원 양진영이 본격적인 경선 레이스에 돌입한 시점에서 노태우대통령과 박태준 최고위원의 22일 돌연한 청와대 오찬회동이 정가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있다.

두 사람의 단독면담은 박 최고위원이 여권 핵심부의 「외압」에 따라 경선출마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진 이후 처음 이뤄진 것이어서 박 최고위원의 향후 거취와 경선의 향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회동은 광양에 내려가 있던 박 최고위원을 노 대통령이 불러올리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노 대통령 자신의 「의중」에 전달과 함께 「외압」에 관한 입장정리가 있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더욱이 지난 17일 반 김 진영 후보단일화를 이룬 7인 중진협의회가 이날 이 의원에 대한 지원책을 논의하기 위한 첫 공식모임을 갖기 직전에 청와대 회동이 열려 이 의원에 대한 박 최고위원의 「지원수준」에 대한 언급도 있었을 것으로 보여 관심.

박 최고위원은 이 자리에서 최근의 외압설과 관련,『많은 의원들과 지구당 위원장들이 흔들리고 있다』고 노 대통령에게 전하고 엄중중립의 자세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대해 노 대통령은 사실여부를 확인한뒤 공정한 경선분위기를 해치는 행동이 있었다면 중지시키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찬회동은 낮 12시부터 하오 1시30분까지 1시간30분간 진행됐는데 손주환 정무수석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며 박 최고위원의 불출마 배경과 관련한 일부의 시각을 일축.

손 주석은 『노 대통령이 박 최고위원으로부터 경선과 관련한 의견을 청취했다』고 전하고 『오늘 회동에서 관심을 가질만한 두분간의 대화내용은 박 최고위원이 당에 가서 말씀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노 대통령의 언급내용만을 설명.

손 주석은 발표도중 『노 대통령은 박 최고위원에게 경선의 과열현상을 방지하고 정책대결의 신선한 모습을 보이도록 「조정자 역할」을 맡아줄 것을 바란다고 당부했다』고 밝혔는데 「조정자 역할」의 의미를 묻는 질문이 잇따르자 『경선의 원칙을 지키도록 역할을 해달라는 뜻』이라고 보충설명.

손 수석은 이어 『후보진영의 어느 한쪽에 서지말라는 뜻이 아니다』면서 『박 최고위원이 7인 중진협을 주도하며 단일화 노력에 앞장선 분이므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는 누구나 알 수 있는 일』이라고 부연 강조.

손 수석은 노 대통령이 박 최고위원의 불출마를 평가한뒤 『앞으로도 당과 나라의 발전을 위해 지금보다 더 중요 역할을 수행할 것을 기대한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는데 중요역할에 대해서는 「지금보다 더」를 「지금처럼」으로 즉석에서 정정.

한편 청와대는 이날 23일 하오로 예정돼 있던 노 대통령과 김영삼대표의 주례회동 일정을 취소하고 그대신 김 대표,김종필·박태준 최고위원 등 세 최고위원과의 동시 회동으로 전격 대체.

한 고위관계자는 이같은 갑작스러운 일정변경에 대해 『박 최고위원과의 오찬회동이 끝난뒤 결정됐다』고만 전해 박 최고위원을 통해 이종찬의원 진영의 「경선기간 주례회동 잠정중단」 건의가 받아들여 졌음을 강력 시사.

이 관계자는 그러나 『경선기간 주례회동이 계속 중단될 것이냐』라는 질문에 『그같은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으나 다각도로 신중히 검토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여운.

지금까지의 관행상 노 대통령은 세 최고위원과의 동시 회동이 있다하더라도 김 대표와는 사전에 별도로 회동을 가져 단독 주례회동의 형식을 취했는데 23일에는 별도 회동이 사전·사후에도 없을 예정이어서 주례회동 관행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유발.

○…박 최고위원은 청와대 회동이 끝난뒤 시청앞 포철 사무실에서 2시간 가량 최재욱 홍희표의원 등 측근과 함께 향후 거취문제를 숙의.

하오4시20분께 이종찬의원 선거대책 본부가 입주해 있는 광화문 빌딩에 도착한 박 최고위원은 곧바로 당초 이날 하오3시로 예정됐던 7인 중진협의회에 참석.

박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석상에서 『나의 불출마를 들어가며 일부에서 지구당 위원장들에게 「외압」을 가해 공정한 경선분위기를 해치고 있다는 것을 노 대통령에게 말씀드렸다』고 청와대 회동내용을 전하고 『대통령은 즉각 중지시키겠다고 했다』고 참석자들이 전언.

박 최고위원은 또 『대통령에게 7인 중진협에서의 후보단일화 논의과정을 설명하고 이종찬의원을 지원키로한 중진협의 합의사항에 따라 이 의원에 대한 지원입장을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고 한 측근이 전언.

최재욱대변인은 회의가 끝난후 『오늘 청와대 회동에서는 경선이 과열분위기가 되지않고 정책대결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는 당부의 말이 있었다』고 전한뒤 『이에대해 박 최고위원은 현재의 선관위 규정으로는 후보들의 정책개진 기회가 없다』며 『많은 대의원이 후보들의 정견을 들을 수 있게 해야한다』고 건의했다고 발표.

최 대변인은 또 『청와대 발표문 가운데 「조정자역할」이라는 문구가 오해를 사고있다는 지적이 회의에서 제기됐다』며 『이에 박 최고위원이 직접 손주환 정무수석에게 전화를 걸어 강도높게 해명을 요구했다』고 소개.

회의가 끝난후 박 최고위원은 「대통령으로부터 중립을 지켜달라는 당부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중립은 그분 것 아니냐』고 말해 청와대 회동에서 자신이 이 의원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음을 강조.

이에앞서 그동안 광양제철소에 머물다가 이날 상오 김포공항에 도착한 박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이종찬의원 지방안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나 한사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국민의 소리가 더 중요하다』면서 『나에게 주어진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조명구·신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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