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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폭락/서울 강남 토지 주택 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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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폭락/서울 강남 토지 주택 상가

입력
1992.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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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당 1천∼1천5백만원… 거래도 끊겨/새건물 입주 30%… 임대료 20∼30% 하락/매년 23% 상승 신화 「거품」으로70년대이후 부동산 호황을 주도해온 서울 강남지역이 부동산 공황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올들어 강남 부동산 경기는 토지,주택,상업용 건물 등 3대 부동산 시세가 모두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집값은 지난해 5월이후 끝도없이 계속 떨어지고 새로 지은 상가나 사무실 등 상업용 건물은 도무지 분양이 되지 않아 시장기능이 마비된 상태다. 여기에다 지난해 말부터는 땅값마저 하락세로 반전,전반적인 부동산 불황을 한층 부채질하고 있다. 최근 부동산 침체는 물론 어디서나 공통적이지만 강남지역이 그중에서도 가장 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21일 건설부에 따르면 강님지역중 강남구의 땅값은 지난해 4·4분기에 처음으로 1.94%가 하락한데 이어 올들어 1·4분기에 또다시 0.58%가 떨어져 부동산 업계에 충격을 안겨주었다. 올 1·4분기 땅값은 전국 1백27개 조사대상 시군중 21개 지역에서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0.43%가 상승했다. 또한 공식지가 조사가 시작된 지난 88년이후 강남구 땅값이 매년 평균 23%나 상승한 점을 상기하면 이같은 내림세가 도무지 실감나지 않는다는게 부동산 관계자들의 말이다.

그러나 실물 시장에서 느끼는 내림세는 이같은 통계수치보다 한층 더 심각하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강남에서도 금싸라기 땅으로 꼽히는 테헤란로 일대 도로변 땅값은 연초 평당 5천5백만원에서 지금은 4천만원으로 떨어졌으나 그나마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주거지역은 역삼동 전철역 주변이 평당 3천만원에서 2천만원대로 떨어졌다. 강남지역중 그래도 그런대로 땅값이 유지되거나 다소 오르는 지역은 법조타운이 형성중인 서초동 법원단지 일대뿐이다. 같은 강남지역인 서초구 땅값이 1·4분기에 그나마 0.07% 상승한 것도 이 지역 때문이다.

사무실과 상가 등 상업용 건물의 사정은 훨씬 심각하다. 강남지역 상업용 건물은 지난해 토초세를 피하기 위해 지은 건물들이 최근 한꺼번에 분양되면서 엄청난 공급과잉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새로 지은 건물은 입주율이 대부분 30%를 밑도는 상태이고 기존 건물주인들은 입주자를 잡아두기 위해 임대료를 낮춰줘야 하는 형편이다. 이에따라 이 일대 임대료는 지난해 가을에 비해 20∼30%가량 하락한 상태이며 이를 견디다 못해 부도를 낸 사업주도 적지않다.

주택가격도 전국 어느 지역보다 심한 가격하락세가 지난해 봄부터 이어지고 있다. 작년과 비교해 30%이상 값이 떨어진 아파트가 상당수이다. 강남을 상징하는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는 3억5천만원에 거래된던 35평형이 지금은 2억3천만원으로 1억원이상 떨어졌고 5억5천만원하던 잠원동 한신아파트 49평형의 경우 4억5천만원에 호가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러한 부동산 폭락현상을 강남지역이 그동안 전국의 상승세를 주도해왔듯이 이제는 하락세를 선도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가치보다 2∼3배 이상 부풀어진 부동산의 거품가격이 이제는 한계에 도달,하락하고 있는데 이같은 추세가 강남지역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강남지역이 더이상 개발할 수 없는 포화상태에 이른데다 교통사정이 날로 악화되는 등 전반적인 생활환경이 악화된 것도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하루아침에 수많은 땅부자를 만들어냈던 강남의 부동산 전성기도 서서히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배정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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