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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들의 경제관/이재승 논설위원(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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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들의 경제관/이재승 논설위원(메아리)

입력
1992.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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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의 경제도 기업처럼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실속,도태된다. 반면 대담한 변신으로 벼랑에 섰던 국가경제가 구제,역사의 물줄기가 바꿔지기도 한다.변혁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정치·경제·사회 등 제반요인 등이 성숙돼야 한다. 그러나 변혁의 기폭제는 국가 지도자의 리더십이다. 비전·이념·역사관·추진력이 있어야 리더십이 생기고 빛난다. 현·근대사에 동·서를 통틀어 경제정책 분야에서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 대통령의 뉴딜정책만큼 세계에 큰 기여를 한 것은 없는 것 같다. 영 경제학자 케인즈의 이론을 수용한 뉴딜정책은 30년대 미국 등 세계경제를 공황으로부터 구했다.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공산주의에 대해 역사적인 판정승을 거두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하겠다. 리더십이 역사를 만든다. 우리경제가 세계의 차원에서 보면 보잘 것 없을지 모르나 우리에게는 사활적이다. 또한 30년대의 대공황과 같은 위기에 있는 것은 아니나 변혁없이는 제도약이 불가능한 탈바꿈의 단계에 와 있다. 현재 가시권안에 들어와 있는 12월 대통령 선거 후보예상자중 누가 시의에 맞은 리더십을 보여줄 것인가.

민자당의 김영삼·이종찬,민주당의 김대중,국민당의 정주영 등 주요 후보예상자(또는 경선후보자)들이 우리 경제를 어떻게 보고 또한 어떻게 끌어갈 것인가.

민자당 대통령 후보 경선자인 김영삼대표 최고위원은 일전에 편집인협회 주최의 조찬간담회에서 『경제를 현재 공부중에 있다』 『현재 당에서 검토중에 있다』는 말로 금융실명제의 실시용의 등 현안의 경제문제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유보했다. 아직 나름대로의 경제관이 서 있지 않은 것 같다.

그의 주변과 당에는 우수한 경제관료,학자들이 있다. 만일 그가 청와대의 주인이 되는 경우 최후결정자는 그 자신이다. 대통령은 자기 자신의 보는 눈이 있어야 한다. 대통령이 전문지식을 가질 필요는 없다. 본인 스스로 자부하는 「건전한 상식과 결단력」이 있으면 된다. 흔히들 「논리적 사로력의 부족」이 김 후보의 흠이라고 지적되고 있는데 어떻게 중화될지 관심이다. 아직 시간은 있다. 민자당의 이종찬 경선후보,민주당의 김 공동대표,국민당의 정 대표 등은 모두가 독자적인 경제정책 구상을 편협조찬간담회나 신문인터뷰를 통해 펴보였다.

물가안정과 국제경쟁력 강화가 우리경제의 현안과제라는데는 정부측과 견해가 같다. 그러나 경제의 운영방식에서는 정부와도 다르고 서로간에도 부분적으로 달랐다. 김 대표와 정 대표는 ▲민간주도형 경제체제 ▲중소기업 육성 ▲금융실명제의 즉각적인 실시 등을 강조했다. 민자당의 이 후보도 금융의 명실상부한 자유화 등 민간주도로의 전환을 주장했다. 금융실명제에 대해서는 『금융자산의 종합과세화,자본의 해외도피 및 실물투기 발생의 예방 등 주도 면밀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며 즉각 실시에는 유보적인 자세였다.

경제에 일가견이 있다고 자부하고 있는 민주당의 김 공동대표는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체제를 만들어 대중경제,서민경제를 강화하겠다』며 『이것이 사회정의에도 맞고 세계 경제조류에도 부응한다』고 했다. 그 자신 실물경제 그 자체라 할 수 있는 국민당의 정 대표는 정·경유착의 차단,금융실명제 실시,부동산투기의 근절 등 경제정의의 실현을 강조했다. 특히 금융실명제 실시에 대해서는 역점있게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기업의 소유와 경영의 분리문제에 대해서는 『이해는 하지만 찬성은 하지 않는다』며 『대신 기업의 경영과 관리는 그룹단위에서 개별 기업단위로 분리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민자의 이 후보는 『대기업부터 소유와 경영을 분리,종업원 지주제 확대,근로자의 제한적 경영참가 인정,노사간의 공동체 인식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기업의 민주화를 요구했다.

이제 이들 후보들은 새로운 시험대에 오르기 시작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들의 실체를 엄격한 「역사의 자」로 재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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