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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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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2.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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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렉스 타임(Flex Time)제는 아직까지 우리에게는 귀에 선 제도다. 그러나 미국·서구·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70년대에 이미 정착돼,확산일로에 있는 제도다. 「플렉스」라는 용어가 뜻하는 것 처럼 출퇴근 시간대가 고정되어 있지 않은게 이 제도의 특징이다. 출퇴근 시간을 융통성 있게 조절할 수 있게해서 출퇴근 러시의 교통지옥으로부터 샐러리맨들을 해방시켜 준다는 것이 장점이다. ◆플렉스 타임제가 일반화되다시피한 구미에서는 그래서 금요일 하오 2∼3시만 되면 고속도로가 주말여행 차량들로 혼잡을 이루기 시작한다. 상오6시 또는 7시쯤에 출근,8시간 근무를 마치고 하오2시 또는 3시쯤 퇴근해서 주말 2일(토·일요일) 여행에 나서는 조기근무 샐러리맨들의 행렬이다. ◆지난 90년 상반기부터 우리기업들중에서도 플렉스 타임제를 도입,실시하기에 이르렀지만 시범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서울경제신문 17일자 보도). 실시기업이 연구직이거나 외국인 투자기업 등에 국한될 정도라니 말이다. 기업의 일반직,은행과 관공서는 아직 엄두도 못낸다니 「남의 좋은 제도」도 우리에게는 「그림의 떡」이라고나 해야할 판이다. ◆이 제도가 정착되는데 암적 요인이 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직된 업무담당자제 때문이라 한다. 담장자가 아니면 처리될 수 없도록 업무한계를 너무 융통성 없게 묶어 놓은게 흠이 되는 것이다. 담당자가 조기 퇴근해도 다른 직원이 대신 그 일을 맡아서 할 수 있도록 플렉스한 업무체계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원인은 함께 퇴근하면서 한잔하며 어울리는 우리 특유의 직장생활 문화에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직장동료간에 따돌림 받는 것을 업무능력 유무 이상으로 중시하는 우리 사회이고 보면 아무래도 강한 개인주의를 바탕으로 하는 구미 직장문화의 산물이 맞지 않는 토양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교통지옥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없는 현대도시 속의 샐러리맨 삶을 생각한다면,플렉스 타임제가 정착할 수 있도록 업무내규와 직장문화도 합리적으로 개선해 봤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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