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소비로 원유수입 급증/한국/해외환경 변화에도 “무풍”/대만/무협,작년 분석한쪽은 무역적자 97억달러,다른 한쪽은 흑자 1백33억달러·극과극을 달린 지난해 한국과 대만의 교역성적표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총 교역액은 1천5백34억달러로 대만의 1천3백90억2천만달러를 앞질렀다. 그러나 한국의 수출은 7백19억달러에 그친 반면 대만은 7백62억달러를 수출했고 대만의 수입이 6백28억달러였던데 비해 한국의 수입은 8백15억달러에 달했다. 총교역 규모에서는 대만을 앞질렀으면서도 수출실적은 대만이 오히려 43억달러나 많았고 수입은 1백80억달러 이상 적자였다. 수출입상품구조와 지역별 수입이 유사한 양국이 같은 기간동안 똑같이 수출과 수입을 했으면서도 결산결과 이같은 엄청난 차이가 발생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무역협회는 21일 지난해 양국의 수출입실적을 분석한 「한·대만 최근교역 구조」 자료를 통해 이같은 결과의 원인을 한국의 수출품목이 해외의 환경변화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고 있는 반면 대만은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고 모든 품목의 수출이 고르게 신장했으며 대만의 원유수입증가세가 미미한데 비해 한국은 원유수입증가율이 거의 30%에 달할 정도로 과소비가 심했던 결과라고 결론지었다.
또 기계류 부문에서 한국이 무역적자를 보인반면 대만은 대부분 지역에서 흑자를 기록해 한국이 대만에 비해 기계류의 국산화가 극히 미흡한 것도 양국교역의 큰 특징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수출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우리의 주종 수출품목인 섬유제품의 수출은 4.7% 감소했으나 대만은 오히려 10.3%나 증가했고 신발도 한국은 10.9% 감소한 반면 대만은 7.5%의 증가율을 기록해 양국의 수출경쟁력이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한국의 수출구조는 해외시장의 변화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데 비해 대만은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도 큰 동요가 없는 수출구조를 갖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양국 모두의 주요수출국가인 미국 일본 EC(유럽공동체)에서 한국은 수출감소 혹은 미미한 신상세에 그치고 있으나 대만은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지난해 최대 수출국인 미국과의 무역에서 한국은 4억1천만달러의 적자를 보였으나 대만은 무려 82억1천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고 대 홍콩무역흑자도 한국은 39억7천만 달러인데 비해 대만은 1백4억9천만달러였다. 그러나 양국의 대미 흑자품목은 의류와 전기·전자제품은 같았고 단지 기계류에서만 한국은 12억달러의 적자였고 대만은 27억달러의 흑자를 보였다.
양국 모두 적자를 보인 일본과의 교역에서도 한국의 최대 무역적자품목인 기계류의 적자액은 64억달러였고 대만은 34억달러에 그쳐 한국의 대일본 기계류 적자액이 대만의 2배에 달했다.
양국 모두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원유의 수입 추이에서도 양국의 무역수지가 차이날 수 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지난해 대만의 원유수입증가율은 전년대비 0.7%의 미미한 증가에 그쳤으나 한국의 원유수입증가율은 무려 27.4%였다.
한국이 유일하게 대만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위에 선 것은 대 아세안 수출로 한국의 수출신장률은 지난해 39.3%로 대만의 8.4%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무역협회는 국내 기업들이 환경변화에도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할 수 있는 수출품목의 개발에 소홀히 하고 원유수입증가세가 멈추지 않는 한 올해에도 한국은 95억달러의 적자를 보이고 대만은 1백22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해 양국 교역성적표의 큰 변화는 기대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이종재기자>이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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