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급한 선택때는 계파 소멸위험”/노심·판세 표면화까지 지켜볼듯민자당의 대권 경선구도가 김영삼대표와 이종찬의원의 맞대결로 확정된 가운데 당내 관망파인 공화계의 「선택」에 새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공화계는 총 6천9백4명의 전당대회 대의원중 15.8%(약 1천1백명)를 차지,팽팽한 이자대결구도 속에서는 결코 무시못할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데다 3당통합 주역중 한사람인 김종필 최고위원의 정치적 상징성으로 인해 그 세가 어느 한쪽으로 쏠릴 경우 경선판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지난 8일 노태우대통령과의 청와대 단독회동 이후 나타난 김 최고위원의 행보는 다분히 노 대통령과의 깊숙한 교감속에 이루어진 것이라는 게 당내의 공통된 시각이어서 향후 김 최고위원의 「결심」은 대통령의 「의중」과 관련해 다수 민정계 관망파들에게도 상당한 심리적 파급효과를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최고위원은 8일 청와대 회동직후 김 대표와의 비밀회동과 출마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12일의 박 최고위원 면담 등 일련의 최근 행보에서 친YS 진영으로 급격히 기우는 듯한 인상을 짙게 풍겼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주 중반 박 최고위원의 조건부 출마의사 표명으로 민정계 후보단일화 추이가 한때 급반전 양상을 보이자 김 최고위원은 다시 관망자세로 돌아섰었다.
김 최고위원은 18일 상오 청구동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선구도가 양자대결로 정리된 것은 매우 잘된 일』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두고 보자』는 답변만 되풀이 했다.
김 최고위원은 특히 『전당대회 직전까지 온갖 우여곡절과 기복이 중첩될 것』이라며 『앞으로 민정계의 움직임을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고 극히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여기에 공화계 소속 의원 및 당선자 전원은 이미 지난 17일 단합모임을 갖고 김 최고위원의 지도노선에 따른 일사불란한 행동통일을 다짐하는 한편 어느 후보진영의 추천서명 요청에도 응하지 않겠다는 중립입장을 공식 천명한 바 있다.
이러한 김 최고위원과 공화계의 반응은 대권후보 향배를 가름할 2개의 예상 「변수」를 염두에 둔데 따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즉 김 최고위원은 여전히 불투명한 대통령의 「의중」과 친·반YS진영 사이에서 더욱 활발해질 민정계 의원들의 합종연형 양상이 경선의 거의 마지막 순간까지 「우여곡절」을 야기하는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이런 와중에 공화계의 성급한 입장표명은 자칫 「계파소멸」이라는 불행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김 최고위원은 향후 한달여에 걸친 두후보 진영의 세확보상황 및 대통령의 「엄정중립」 여부가 판가름난 이후로 입장표명을 늦출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김 최고위원은 나름의 정세분석에 근거,이미 공화계의 진로와 관련한 모종의 결심을 하고 있다는 것이 주변의 공통된 분석이다.
김 최고위원은 그러나 14대 총선이후 크게 위축된 계파지분 때문에 단 1%의 「위험부담」도 피해야만 한다는 절박한 상황인식아래 선뜻 그 결심을 내비치지 않고 매우 조심스런 행보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유성식기자>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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