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YS지원”·“묶어두기” 엇갈려/JP·관망파 향배 등 변수 산재반김영삼대표 진영이 진통끝에 단일후보를 결정함으로써 민자당의 후보경선구도는 김영삼대표와 이종찬의원간의 맞대결로 확정됐다.
자유경선 원칙이 정해진뒤 4∼5명의 인사가 출마의사를 표명해왔으나 여권 핵심부의 의중과 반김진영의 생존전략이 맞아떨어진 결과 단일화로 나타났고 이는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반김영삼진영의 후보에 대한 전반적인 관측은 박태준 최고위원과 이종찬·이한동의원 등 2∼3파전이었으나 여권 핵심부의 「외압」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박 최고위원의 불출마선언에 이어 이한동의원의 막판 양보로 단일화가 극적으로 타결됐다.
친김진영은 반김진영의 단일화 논의과정에서 「박 최고위원 배제」를 줄기차게 요구해왔고 여권 핵심부에서도 여의치 않을 경우 「김영삼이종찬카드」를 구상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등 박 최고위원의 사퇴는 타의에 의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노태우대통령이 지난 12일 민자당 수뇌부와의 골프회동에서 『당의 위계질서도 지켜져야 하고 커올라오는 사람을 누르지도 말아야 한다』는 뜻을 밝힌 대목도 결과적으로는 여권 핵심부가 김이 경선구도의 틀을 상정해 놓았다는 해석을 가능케 하고 있다.
따라서 당내외에서는 여권 핵심부가 김이 양자 대결구도를 설정했을 경우 그 배경과 이와 맞물린 경선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경선의 모양새를 갖춰 김 대표를 지원하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는 분석과 대선에 승산가능성이 높은 양자를 내세워 상황에 따라 선택지를 최후순간에 결정하겠다는 양면전략이 내재돼 있다는 관측 등이 엇갈리고 있다.
가장 일반적인 견해는 박 최고위원의 불출마가 여권 핵심부의 의중에 의해 결정된 만큼 그 이면에는 YS입지를 강화해주겠다는 여권 핵심부의 의지가 담겨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친김진영이 박 최고위원의 출마를 반대해온 점을 감안,여권 핵심부가 YS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세인 이종찬의원을 「대타」로 내세워 일단 YS를 경선의 틀속에 묶어놓겠다는데 무게가 실려있다는 분석도 있다.
다시말해 이 의원이 순수 여권인사인데다 대중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해볼만한 게임」이 가능할 경우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민정계 인사들은 노 대통령의 의중을 「햇볕이 나면 짚신이 팔려서 좋고 비가오면 나막신이 잘팔려서 좋은 심경」이라고 비유하면서 양자 대결구도로 사전정지가 된 이상 경선과정에서 더욱더 중립적 위치를 유지할 것이라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후보구도 확정이 당내에 갖는 의미는 당내세력이 김 대표 중심의 주류와 이 의원 지지의 비주류로 재편되게 됐다는 점이다.
특히 경선과정을 거치면서 민정·민주·공화계 등 3당 합당의 3대 계파는 이합집산을 통해 전면 재편되는 세의 역학구도 변화를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민자당의 경선구도에서 최대 변수는 노 대통령의 의중을 제외하고는 반김진영의 세결속 여부와 JP의 공화계 향배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YS진영과 이 의원 캠프는 캐스팅보트역을 쥐고 있는 JP와의 연대강화에 우선 치중하는 한편 아직 태도를 정하지 못하고 있는 민정계 관망파 인사들에 대한 공략과 결집에 역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YS진영은 노 대통령의 의지가 김 대표 쪽으로 기울었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고리로 민정계의 중도관망파 흡수를 노리는 한편 대세몰이로 세확산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민자당의 지구당 위원장(2백37명)중 친 YS성향 인사가 90여명,반YS진영이 60여명,관망파가 50여명선으로 분석되고 있어 관망파 인사들의 향배가 표면상 세의 향방을 좌우하게 돼 있다.
관망파 인사들은 노 대통령 직계이거나 호남출신들이어서 여권 핵심부의 의중에 따라 양진영으로 분화될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이 의원 진영은 박 최고위원의 내면적 지원을 기대하면서 공화계와의 연대강화로 밑바닥 훑기에 치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의원측은 총선민의에 나타난 세대교체 바람과 지역감정 해소로 바람몰이 전략을 세운뒤 민정·공화계 대의원들의 반YS 정서에 기대하고 있다. YS아성인 부산·경남권에서의 약세를 호남우세로 상쇄하고 수도권 및 중부권의 지지세로 승세를 굳힐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이 의원 진영으로 선 박 최고위원의 지원과 민정계 결속여부가 최대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민자당의 후보경선이 한 고비는 넘겼지만 순탄한 행보를 계속하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이 간단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YS측은 박 최고위원이 민정계의 세를 이 의원에게 전폭적으로 밀어줘 자신들이 불리하다고 판단되면 수위높은 요구를 또다시 하고나올 가능성이 있다. 이와함께 JP진영의 향배도 양진영의 경선전략에 적지않은 변수가 될 것이고 이 과정에서 또다시 파란이 일 수도 있다. 또한 지도부와 지구당 위원장 등 상층부의 세향방에 관계없이 일선 대의원들의 독자성향도 주요한 변수중 하나이다.
결국 민자당 후보경선의 윤곽은 후보등록이 끝나고 두 진영이 본격적인 세 각축을 시작하는 5월초께 가서야 좀더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조명구기자>조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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