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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쓰러운 효심/모친에 콩팥이식 벽에(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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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쓰러운 효심/모친에 콩팥이식 벽에(등대)

입력
1992.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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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팥을 떼어내 어머니를 구하려했던 아들은 엉뚱하게 자신의 콩팥 이상만 고친채 어머니의 병을 고쳐줄 길이 막연해 애를 태우고 있다.지난 1일 신장 이식수술을 위한 검진을 받으려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 입원했다가 18일 하오 퇴원한 종로경찰서 120경비대소속 고영암순경(28)은 아직도 병실에 누워있는 어머니를 생각하며 자신의 효행이 불효로 그치는게 아닌가를 걱정하고 있다.

지난해 봄 상지대 공예과를 졸업하고 경찰공채 176기로 들어와 곧 바로 이곳에 배속돼 중요시설 경비를 맡아온 고 순경은 2년간 병명도 모른채 앓아온 어머니 차량희씨(52)가 지난 2월말 만성신부전증 진단을 받은 것을 알았다.

4남매중 맏이인 고 순경은 두번 생각할것도 없이 콩팥 한쪽을 떼어내 어머니께 드리기로 하고 병가를 냈다.

월 40만원을 받고 강원 정선군 함백광업소서 경비원으로 일하다 원주와 서울 강남의 병원을 돌며 아내를 간병하던 고 순경의 아버지 충남씨(53)는 아내의 생명을 구할수 있다는 희망에 그나마 안도했다.

하지만 검진결과 고 순경의 신장은 정상이 아니었다.

염증이 생겨 콩팥 한쪽의 3분의 1을 떼어내야할 형편이다.

담당의사는 우선 지난 10일 염증 제거수술부터 했는데 고 순경은 수술전후 식사는 물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한채 혼수상태를 헤매야 했다.

사실상 고 순경의 효도는 불가능하게된 셈이다. 이렇게 되자 고 순경의 두 동생 영호씨(26)와 미순양(20)까지 자신의 신장을 어머니께 드리겠다며 검진신청을 했다.

두 동생의 검진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2명중 1명의 콩팥이 어머니 몸에 맞는다 하더라고 수술비를 마련할 길이 막막하기만.

고 순경의 치료비는 이인섭 서울경찰청장의 금일봉과 종로경찰서 조석봉서장 등 직원들의 성금으로 충당했는데 동생과 어머니의 이식수술비도 2천여만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몇달째 직장을 비운 상태인 아버지는 애만 태우고 있다.<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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