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년 12월27일 밤 구 소련의 특수부대 「스페츠나츠」 대원들이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로 날아들어 하피줄라 아민 대통령궁을 급습했다. 「스페츠나츠」가 아민과 그 참모진,가족 등 40여명을 살해하는 동안 소련 공수부대는 카불비행장을 점령하고 있었다. 이때부터 소련군 침공에 맞서는 아프간 게릴라의 항쟁,소련군 철수,최근의 회교반군 공세,나지불라 정권의 붕괴 등 유혈과 혼란이 이어져 오고 있다. ◆유엔 특별사절단이 현지에서 나지불라 대통령 퇴진후 생길 수 있는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조정안을 내보기도 했지만 회교세력들의 진출이 너무 강하고 빨라서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형편이다. 회교 반군세력들은 나지불라 정권이 자국에 공산주의를 끌어들였고 소련군이 강점하고 있던 9년간에 2백만의 동족이 피살된데 대해 응징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약 1천6백만 인구중 전란통에 사망자를 빼고 불구가 된 사람만도 약 2백만명에 달하고 그중 20%는 지뢰에 의한 피해자들이라는데 아직도 소련군과 게릴라들이 매설한 지뢰가 백만개 이상 깔려 있다니까 피해가 얼마만큼 더 늘어날지 모를 일이다. ◆아프가니스탄의 남쪽에 접경한 파키스탄과 서쪽에서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란은 제각기 아프가니스탄의 회교세력들에게 무기와 자금 등을 지원해왔다. 이제 공산정권이 무너지자 승세의 회교세력들은 벌써부터 파키스탄계,이란계로 분열되는 현상을 보이는데 이런 가운데 무력해진 외무장관의 협상노력이 열매를 거둘리가 없다. ◆한때 미국은 이란에 대해 인접국에 혁명을 수출한다고 비난했지만 이란은 회교국가내 회교도들을 보호하는 것은 자기네 의무라고 맞섰다. 종파많은 회교세력이 또 분열 대립하는 상태에선 또다른 갈등,유혈이 우려되는 것이 아프가니스탄의 실상이다. 황야에 깔린 백만지뢰를 걷어내는 일은 어렵다. 그러나 정치적·종교적 지뢰는 다루기가 더 어렵기만 하다. 공산주의 잔영의 해독이라고도 할 수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