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탈출 실패 카불내 「세반 사무실」 피신/“정부군 또는 회교반군 세력에 체포” 추측도아프가니스탄 군부세력에 의해 축출된 나지불라 대통령의 행방이 묘연하다.
나지불라 대통령은 회교반군단체의 수도 카불입성이 초읽기에 들어간 15일 군부내 지지세력의 도움을 받아 국외탈출을 시도했다는게 공식적으로 확인된 정보의 전부다.
이란 라디오방송이 이날 나지불라의 국외탈출설을 처음 보도했고 현재 아프간 실권을 장악하고 있는 군사평의회의 대변인격인 압둘 와킬 외무장관도 『나지불라의 국외탈출을 도운 세력이 그의 신병을 정부측에 인도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는 나지불라의 국외탈출시도가 사실이며 그는 현재 군사평의회와는 연관이 없는 어떤 세력에 의해 보호 또는 억류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나지불라의 신병을 확보할 만한 세력은 현재로서는 유엔측에 협력하고 있는 일단의 나지불라 지지 정부군부대나 아프간 반군단체로 좁혀진다.
현지 군사소식통들은 나지불라의 국외탈출시도가 정부군장교들에 의해 무산됐다고 밝히고 있다. 외교소식통들도 그가 수도 카불시내의 유엔 사무실에 피신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지불라가 국외탈출을 시도할 당시 일단의 회교반군세력이 카불공항을 장악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럴경우 공항에서 체포,연행됐다면 회교반군측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나지불라에 대해 적대감을 갖고있는 회교반군단체중 어느단체도 나지불라를 체포했다는 주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따라서 나지불라는 자신의 친위군부대일부와 유엔측의 공동보호아래 피신중일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다만 외교소식통의 정보대로 유엔평화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카불에 머무르고 있는 유엔특사 베논 세반의 사무실이냐,아니면 친위부대 예하의 군기지냐가 문제가 된다.
신변안전을 생각할때 은신처가 친위부대기지일 가능성도 있지만,대부분의 정보는 「세반특사의 사무실」이라고 전하고 있다.
특히 아프간상황에 밝은 러시아의 이타르타스통신은 모스크바주재 아프간 외교관의 말을 인용,『라지불라가 평화적 해결을 시도하는 세반유엔특사의 보호하에 있다』고 17일 보도했다.
나지불라 대통령은 그의 행방이 현재 베일에 가려있듯이 지금까지 수수께끼같은 인물로 통해왔다.
지난 86년 구소련을 업고 정권을 장악한 그는 곧 실각할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6년동안 권좌를 유지해 왔기때문이다.
특히 아프간주둔 소련군이 89년 2월 철수할 당시만 해도 그는 회교반군들에게 곧 무릎을 꿇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소련군철수 한달만인 3월 나지불라는 오히려 군부내 지지기반을 강화하고 자발라마드 전투에서 반군 게릴라들을 격파해 건재를 과시했다.
나지불라는 그후 반군 연합세력들간의 종교 및 정치적 불화를 교묘히 이용해 권력기반을 강화하는 정치력을 발휘했다.
지난 47년 출생이후 파키스탄국경도시 페샤와르에서 성장기를 보낸 나지불라는 79년 12월부터 6년동안 비밀경찰인 「하드」 총책을 맡아오다 86년 5월 대통령에 취임했다.<이진희기자>이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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