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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엔 무약효 물가만 부추겨/환율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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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엔 무약효 물가만 부추겨/환율상승

입력
1992.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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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절하폭 3.5%에 못미쳐/정책 “어정쩡” 기업들에 감질만어정쩡한 환율상승이 수출에는 별로 도움을 주지못하면서 물가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다. 올들어 1달러당 7백60원80전으로 출발한 원화의 대미달러환율은 지난 14일 7백80원선을 돌파한 후 잠시 멈칫거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별한 돌발변수가 생기지 않는한 환율은 계속 지금같은 완만한 상승세가 이어져 하반기에 접어들 무렵엔 1달러당 8백원선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달러당 8백원선을 유지하던 87년10월 이전이므로 5년전 환율수준이 회복되는 셈이다.

환율상승에 따라 일반적으로 예상되는 효과는 수출확대와 수입물가상승 등 두가지.

그러나 최근의 환율상승폭은 미국 등 해외수출시장에서 국산품의 수출확대를 기대할 수 없는 미흡한 수준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왜냐하면 원화환율이 올들어 2.5%가 절하됐지만 달러화에 대한 일본 엔화환율이 원화절하폭보다 더 큰 3.5%가 절하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수출상품구조는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보다는 일본엔화의 변동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한은조사 결과 밝혀졌다. 따라서 원화환율이 얼마만큼이나 절하되느냐가 중요한게 아니고 일본엔화절하폭을 앞서느냐 못미치느냐가 수출확대 가능성에 대한 결정적인 변수가 되는 것이다.

최근의 환율상승에 대해 수출업계에서 『실제 수출에 별 도움을 주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냉랭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단순한 엄살이 아니다.

결국 정부의 엉거주춤한 환율정책이 수입물가 상승압력의 부작용만 낳으면서 정작 수출확대에는 별다른 도움을 주지못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원화환율이 1달러당 7백60원에서 8백원으로 오르면 국내수출기업은 1백달러짜리 상품을 해외시장에 팔때 종전에 7만6천원씩 받던것을 8만원씩 받게되므로 4천원의 추가이윤을 얻게된다. 오로지 환율상승 덕분이다.

또 이윤을 더 챙기지않고 종전과 마찬가지로 7만6천만원을 손에 쥔채 물량확대를 꾀할 경우 수출가격을 1백달러에서 95달러로 내릴수 있어 가격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도표참조

우리나라 상품만을 놓고보면 분명 기업이윤이 늘거나 수출 물량확대가 가능하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원화환율이 40원 오르는 동안 엔화환율도 1달러당 1백25엔에서 1백35엔으로 10엔이 올라 일본상품의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일본기업이 1백달러짜리 상품을 팔때 1만3천5백엔을 받게돼 종전보다 1천엔을 이윤으로 더 챙길수가 있다. 이윤증가율이 8.3%보다도 앞선다.

또 가격인하를 꾀할 경우 92.6달러까지 내릴수가 있어 인하폭이 7.4%로 우리기업의 5%보다 더 낙차가 크다.

이 때문에 미국 등 제3국 시장에서 최근의 환율추세로는 국산품이 일본상품보다 더욱 불리한 처지에 빠지고 있다.

한은은 일본의 경기침체와 미국의 경기회복 등으로 엔화약세가 적어도 올 중반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의 원화환율 변동추세는 수출기업들에 감질만 나게할 뿐 별다른 실속을 안겨주지 못하고 있다.

수출확대를 위한 환율정책은 근원적인 수출경쟁력을 강화시키는게 아니라 임시변통으로 일시적인 가격경쟁력만 높여주기 때문에 어차피 오래 써먹을 정책수단은 될수 없다. 물가불안의 위험성만 따른다.

기업들이 상품 경쟁력을 회복할 때까지 임시처방으로 뚜렷하게 제효과를 볼 정도로 큰 폭으로 확실하게 올라가든가 아니면 국내물가를 중시해서 환율안정을 꾀하든가 명확한 정책선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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