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운금지등 엄포 성격/경제봉쇄 충격타 못돼/아랍 반발등 우려 군사조치도 어려울듯유엔안보리의 대리비아 제재가 15일을 기해 발효됨에 따라 그 효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아공 유고 소말리아 이라크에 이어 유엔사상 5번째인 대리비아 제재는 ▲항공기 운항금지 ▲무기금수 리비아공관원 축소를 골자로 하고 있다. 과연 이 정도의 압력에 리비아가 팬암기 폭파용의자를 내놓을 것인가.
외견상으로는 서방과 아랍 일부 국가들이 재제에 동참함으로써,유엔제재는 일단 무게가 느껴진다. 특히 리비아의 생필품 가격이 급등하고 암시장 달러 환율이 1달러당 0.9디나르에서 1.25∼1.5디나르까지 치솟는 등 리비아 경제의 충격이 적지않은듯 하다.
그러나 이 정도의 압력과 충격으로 리비아의 「항복」을 받아내기는 어렵다는게 중론이다. 우선 항공기 운항금지 만으로는 리비아 경제를 꽉 조일 수 없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리비아는 육상·해상을 통해 적정한 수준의 물자를 들여오고 있다.
또 무기금수도 리비아의 국정운영에 즉각적인 충격이 되지 못하고 있다. 리바아는 4백9대의 전투기,6척의 잠수함,3척의 프리깃함,42개 탱크대대,48개 기계화대대,육·해·공 병력 11만5천명 등으로 이미 과무장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각국의 리비아 외교관 축소조치 역시 상징적 제재효과만 있을 뿐이다.
따라서 유엔재재는 「엄포」 성격일 뿐이고,실제 리비아는 국가총동원령을 선포하고 역으로 자국 주재 서방외교관 일부를 추방키로 하는 등 전혀 겁먹지 않는 분위기다.
문제는 미국 등이 유엔안보리의 이름아래 추가적인 제재를 단행한 경우 어찌될 것인가이다.
예견되는 추가제재는 석유금수. 리비아는 현재 1일 1백50만배럴을 생산,1백40배럴을 수출하고 있다. 절대적인 외화수입원인 석유출을 막는다면 리비아 경제는 실질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석유금수는 서방 진영에도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 이 조치가 실행되기 위해서는 리비아 석유에 크게 의존하는 독일 이탈리아가 자국의 피해를 감수해주어야 한다. 만약 독일 등이 석유금수에 반대하고 협상을 강조하면 서방진영은 자중지난에 빠질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현재 소극적인 동참국들인 이집트 모로코 등 아랍국가가 강화된 제재에 반대할 공산도 크다. 현 상황에서도 아랍언론들은 『리비아 제재는 아랍 전체를 상대로한 신십자군 전쟁』이라고 맹비난하는 터에,석유금수 조치는 아랍진영을 리비아편에 서게 하리라는 것이다.
그러나 신국제질서를 주도하는 미국의 완강한 자세로 볼때 강력한 후속제재가 단행되리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독일 등 리바아 석유를 수입하는 서방진영에 대해 미국이 사우디 쿠웨이트의 석유를 증산공급하거나 자국비축분으로 보전해주고 아랍국들은 명분과 힘으로 「중립지대」에 묶은뒤 정공법을 구사하리라는 것이다.
미국은 석유금수에서 더 나아가 대이라크 제재처럼 의료·인도적 물품을 제외한 모든 무역을 금지하는 육·해·공 경제봉쇄를 단행할 수도 있다. 또 지난 86년 리비아 폭격을 감행했듯 명분축적과 어떤 돌발사건을 계기로 전면 공격을 할 것이라는 다소 비약된 의견도 있다.
그러나 입증되지 않은 항공기 폭파사건만으로는 리비아를 쿠웨이트 침공국인 이라크처럼 「난도질」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이영성기자>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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