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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총선 오판 여론조사 신뢰 “먹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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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총선 오판 여론조사 신뢰 “먹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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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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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결과… 선거에 부정적”/투표직전 조사금지 의견도【런던=원인성특파원】 영국 총선이 보수당의 예상밖 승리로 끝나자 패자인 노동당 못지않게 충격을 받고 있는 것은 여론조사기관들이다. 한결같이 노동당의 승리를 점쳤던 여론조사기관들은 전혀 엉뚱한 결과가 나옴에 따라 그동안 선거에서 쌓아온 신뢰도에 엄청난 손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여론기관들이 선거를 앞두고 조사결과를 발표해도 92년 총선의 경험을 예로들어 아무도 이를 믿지 않을 것이라는 조소섞인 지적도 하고 있다. 이와함께 일각에서는 선거기간중의 여론조사가 사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뿐 아니라 선거에 부당한 영향을 미칠수도 있기 때문에 선거를 앞둔 일정기간 여론조사를 아예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이번 영국 총선에서 각 정당의 실제득표율은 보수당 42.8%,노동당 35.2%,자유민주당 18.3%로 보수당이 노동당을 7.6% 앞섰다. 하지만 선거기간중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같은 보수당의 리드를 예측한 것은 없었다.

3주 남짓의 선거운동기간중 갤럽·해리스·모리 등 5개 기관에서 실시한 조사는 모두 50여건으로 인터뷰 대상인원은 7만명에 이른다. 이들중 대부분이 3% 안팎으로 노동당의 우세를 점쳤고 보수당의 우세를 점친 것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투표일 직전에 실시한 5개의 여론조사에서는 갤럽만이 보수당의 5% 우세를 예상했고 나머지는 여전히 노동당의 우세로 나타났다.

이들 여론조사가 상정하고 있는 오차의 범위는 ±3%. 따라서 두당의 지지도가 똑같이 나타나더라도 실제결과에서 6%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는게 조사기관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실제결과는 이보다 훨씬 큰 차이가 나 근접한 갤럽이 7.1%의 오차를 나타낸 것을 비롯,대부분 10% 이상의 오차를 기록했다. 더구나 과거의 선거에서 여론조사가 비교적 정확하게 추세와 결과를 예측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 거의 모든 여론조사가 나타낸 오타는 여론조사의 신빙성 자체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여론조사협회는 자체적으로 문제점조사에 착수했다.

당사자들이 지금까지 밝히고 있는 오차의 이유는 다양하다. 첫번째 항변은 다소 궁색한 것들로 여론조사는 추세만 반영할뿐 실제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과 오차의 범위가 ±3%라는 점,응답자들이 응답과 투표를 달리한 것 같다는 추측 등이다. 하지만 이러한 변명은 오히려 이미 쌓아온 여론조사의 공신력을 떨어뜨릴뿐 원인분석에 도움이 되지는 못한다.

비교적 설득력있는 설명은 어떤 이유에서건 유권자들이 막판에 태도를 바꾸었거나 부동표로 분류될만한 사람들이 보수당 지지로 크게 몰렸다는 것이다. 조사시기별로 분석해보면 막판에 보수당이 상승기류를 타고 있었다는 사실은 나타났는데 다만 그 폭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엄청났다는 주장이다.

또 한가지 중요한 변수로 꼽는 것은 인터뷰에 응한 노동당 지지자들이 인두세 때문에 실제 투표를 할 수 없었으리라는 추측이다. 인두세를 피하기 위해 거주지등록을 하지 않으면 투표용지를 받지 못하는데 이러한 사람들의 대부분이 영세서민이나 젊은층으로 노동당 지지표라는 것이다. 상당수의 인구가 인두세를 거부하고 있고 이에 따라 유권자명부에 오르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의 숫자가 엄청난 편차를 가져올만한 규모인지는 정확하지 않다.

이번에 나타난 여론조사의 부정확성은 사상 최악으로 이러한 설명으로도 쉽게 풀리지 않는다. 여론조사협회의 연구결과가 나오면 보다 정확한 원인분석이 가능하겠지만 이번의 경험은 여론조사가 선거에 유용한 것인지에 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게 사실이다. 여론조사기관들에는 92년의 영국총선이 두고 두고 불명예로 기록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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