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클린턴 대각축/“추문관련 인신공방 예방/사상 가장거친 싸움될듯”민주·공화 양당의 참모진들은 오는 가을 선거에서 예상대로 빌 클린턴 아칸소주지사가 조지 부시 대통령과 붙게 될 경우 미국 대통령선거사상 유례없이 거친 「진흙탕속 싸움」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한다.
뉴욕 선거에서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사회적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유대인과 흑인 및 하층 노동자들의 강력한 지지를 이끌어내 그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그러나 그의 인격에 관한 의구심이 여전히 유권자들에게 큰 영향을 주고 있음도 아울러 확인해야 했다.
따라서 일단 「변화의 사도」를 자청하고 나선 클린턴을 목표로 11월 본선 전략을 짜고 있는 부시의 참모 진영은 겉으로 드러내놓고 말하지는 않지만 선거가 접전 양상을 띨 경우 「아킬레스 건」인 클린턴의 과거에 집중 포화를 가할 것이 분명하다.
민주당의 자문역을 맡고 있는 로버트 스퀴어는 『이번 선거전은 심장이 약한 후보는 견뎌내지 못할 거친 싸움이 될것』이라고 예측했다. 역시 민주당측 자문위원인 앤 루이스도 『부시 대통령이 과연 클린턴이 국정을 이끌만한 자질을 가진 인물인가에 초점을 맞출 것이 너무도 분명한 일』이기때문에 대통령 본선은 인신공격이 가미된 「개펄싸움」으로 발전되기 쉬운 것으로 진단했다.
이제까지 드러난 현상을 분석해보면 클린턴은 민주당 경선자인 제리 브라운 전 캘리포니아주 지사가 그를 「일주일마다 한건씩 스캔들이 폭로되는 인물」로 규정하면서 무차별 비판하는 이른바 「클린턴 두들기기」 전략으로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다.
그렇다면 문제는 경선 과정에서 별다른 처방책 없이 브라운의 맹공을 받아냈던 클린턴이 부시가 같은 공격을 해올 경우 과연 이를 효과적으로 맞받아칠 묘책을 마련해 놓았는가라는 점이다.
민주당 인사들은 클린턴에 관한 의문점들이 일찌감치 터져나왔다는 사실이 오히려 클린턴에게는 다행스런 일이라고 말한다. 즉 예비선거 과정에서 미리 「예방주사」를 맞았기때문에 가을 선거에서 공화당측의 웬만한 공격쯤은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는 논리. 여기에는 물론 그에 대해 더이상 터져나올 추문이 없다는 가정이 전제돼야 한다.
경선에 나섰다가 도중하차한 네브래스카 출신 상원의원 로버트 케리의 유세를 도왔던 배드 데빈은 『클린턴은 강력한 대권 도전자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그가 추문이 난무했던 경선을 통과하게되면 11월의 본선에서는 거칠게 단련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들의 말을 종합하자면 스캔들로 둘러싸였던 클린턴이 지명을 획득한다면 유권자들의 잠정적인 면죄부를 받아쥐게 되는 셈이며 따라서 공화당측의 「인품공격」에 대해 여유를 가지고 대처할 수 있으리라는 것.
그러나 부시와 클린턴 진영 모두가 클린턴의 인품과 자질이 쟁점화되리라는 가정아래 공격과 방어의 전술·전략을 짜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이번 선거가 역대 대통령선거전 사상 가장 거친 싸움이 될 것이라는 예측에 신빙성을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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