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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암살 장택상씨도 암시”/안두희씨 어제밤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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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암살 장택상씨도 암시”/안두희씨 어제밤 증언

입력
1992.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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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노덕술·최운하등/일 고등형사출신들 관련”/OSS 개입은 부인백범 김구선생 암살범 안두희(75)는 14일 백범암살 배후에는 김창룡 특무대장 이외에 장택상 외무부장관,노덕술 수도경찰청 수사과장,최운하 수도경찰청 사찰과장 등 3명이 더 있었으며 최씨의 후임인 김태선씨도 후에 관련됐다고 말했다.

안씨는 이날 MBC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지난 47년 서북청년회에 가입했을 때부터 이들을 알게 됐으며 이들이 백범암살을 직접 지시하지는 않았으나 『빨갱이들이 김구선생 거처인 경교장으로 꼬리를 감춘다』,『서북청년회는 빨갱이 잡는데 1등인 단체인데 왜 아무것도 하지 않느냐』는 식으로 자주 말해 이들과 접촉하는 동안 암살 결심을 굳혔다고 말했다.

안씨는 특히 장씨 등에 대해 반공이념은 물론 인생철학까지 자신과 같았으며 그들이 백범을 미워했다고 말했다.

안씨는 49년 6월26일 범행한데 대해 미리 계획한 것이 아니라 이날 부인이 낙태한데다 경교장 2층으로 올라가는 동안 라디오에서 자신이 싫어하는 「꽃마차는 달려간다」는 가요가 흘러나와 무척 우울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안씨는 경교장에 찾아가 백범을 만났을때 백범이 『지금 여순반란사건에 우리 한독당이 관련됐다는 소문이 많은데 당신같은 장교가 자꾸 나를 만나면 어떡하느냐』고 역정을 내 10여분간 말다툼을 한끝에 항상 차고다니는 권총을 꺼내 2m 가량 앞에 서 4발을 발사,모두 명중시켰다고 말했다.

안씨는 당시 백범의 수행비서 선우진(71)도 백범과 함께 있었으며 범행직후 계단을 내려오다 식당에서 총소리를 듣고 올라오던 백범의 비서들에게 『내가 살해했다』고 말해 총을 빼앗긴 뒤 두들겨 맞았다고 말했다.

안씨는 미국 CIA관련설에 대해 『금시초문』이라며 『지난 12일 권중희씨로부터 박달나무 2개로 온몸을 얻어맞아 그중 1개가 부러질 정도로 고문을 당한 끝에 한말』이라고 극구 부인했다.

안씨는 당시 권씨등 3명이 부인을 『증언에 방해된다』며 건넌방으로 데려가 결박했으며 김창룡에 대해서도 말을 하지 않으려 했다가 고문끝에 실토한 뒤에는 김창룡만 밝힐 것이 아니라 나머지 관련자도 모두 밝혀야 되겠다는 생각에서 이제 털어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씨는 백범암살에 대해 방송사로 갈 당시에는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가 공식인터뷰가 시작되자 『아버지같은 사람을 죽였다는 생각에 후회하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안씨는 그러나 『백범암살은 백범 자신을 위해서나 국가를 위해 잘한 일이며 국론통일을 위해서도 잘한 일』이라고 범행을 합리화했다.

안씨는 또 『당시엔 잘 몰랐으나 지금 추리해보건대 김창룡등이 반공주의자인 나를 백범암살자로 지목,세뇌를 한것같다』고 회상했다.

안씨는 그 이유로 아버지가 빨갱이들에 의해 살해됐고 서북청년회 가입직후 총무일을 맡았으며 권투·검도에 능해 일본 야쿠자와도 싸울 정도였던 점들을 들었다.

김지웅씨에 대해서는 『나와는 파가 다르고 백범암살을 위해 고위층으로부터 자금까지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한 양주가 고향인 안씨는 신의주 상업학교 신의주 전수학교를 졸업,토지개혁 직전인 47년 3월초 월남한 뒤 일거리를 찾다 서북청년회에 가입했으며 이듬해인 48년2월 포병소위로 임관,서울에서만 군생활을 했다고 말했다.

안씨는 또 49년 2월초 한독단 조직부장 김학규씨 등의 소개로 백범을 처음 만났었다고 말했다.

안씨는 백범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감정이 없으며 아버지 같은 인물이나 백범이라는 큰나무 밑에 있는 사람들이 문제였다』며 『당시 경교장은 경무대와 함께 치외법권 지역이었는데 좌익색출 활동을 하던 최운하 등이 빨갱이를 쫓다보면 꼭 경교장으로 꼬리를 감춘다는 말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안씨는 이천 중구 신흥동 동영아파트 502호 자택에서 12일 진술 이후 외부접촉을 피해오다 이날 하오 MBC측의 출연제의를 받고 MBC측이 미리 대기시켜놓은 앰뷸런스에 실려 방송국에 도착한 뒤 박경재 변호사와 하오 4시께부터 3시간30여분 동안 인터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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