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위원 민정계 대표성 없다”관망/중도파 이탈등 「만일」우려 청와대에 압력 높일듯/친김계/“예선통과 중요” TJ세론 확산/이종찬진영선 “인위적 단일화 반대” 세대결 태세/반김계○친 김진영시각
김영삼대표 진영은 박태준 최고위원이 침묵을 깨고 조건부 출마의사를 표명하고 나선데 대해 표면상으론 일체의 반응을 보이지 않고있다.
14대총선을 전후해 후보문제를 놓고 우여곡절을 겪을때마다 노골적인 반응을 감추지 않았던 사실에 비추어보면 사뭇 대조적이다.
김 대표측은 그동안 자체상정의 경선구도속에 박 최고위원을 배제시켜온게 사실이다. 박 최고위원이 표대결에 뛰어드는 상황자체를 공정한 경선이 아니라며 거부해왔던 것이다. 김 대표 진영의 대권도식에서 박 최고위원이 최대의 장애요인으로 자리잡아왔던 셈이다.
그런 김 대표 진영이 박 최고위원이 출마의사를 표명하는,「우려했던 상황」이 도래했는데도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는것은 무슨 이유에서일까.
박 최고위원의 출마가 아직 공식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우선 가능하다.
그러나 김 대표측은 오히려 민자당의 경선구도와 관련해 이미 고무적인 가이드라인이 설정돼있고,지난주의 여권수뇌부 연쇄접촉과 일요골프회동 등을 통해 이를 최종 확인했다는 분위기이다.
요컨대 김 대표 진영의 후보경선 접근방식은 철저하게 청와대 등 여권핵심부와의 교감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반면 반 김 대표 진영의 경우는 독자노선의 형태를 띠고있다는 주장이다. 그런만큼 대통령의 의중여하에 따라 경선구도의 향배가 달라질수 있는 여권의 구조적 특성을 감안할때 반 김 대표 진영의 탄력성은 시간이 갈수록 현격하게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박 최고위원의 출마의지는 점점 빛이 바래지게되고 결국 김 대표를 기본축으로 한 단순구도의 경선이 이뤄질것으로 김 대표측은 낙관하고 있는것이다.
따라서 박 위원의 출마의사표명을 불출마를 위한 명분축적용 정도로 평가절하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15일의 중진협 결론에 따라 출마하겠다』는 박 최고위원의 언급자체가 출마에 비중이 실려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친 김 대표 진영의 한 중진의원은 『박 최고위원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너무 멀리 달려가있는 것같다』면서 『박 최고위원의 출마의사표시는 그 자체를 따로 떼어놓고 볼게 아니라 전체적인 경선과정의 일부분으로 봐야할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박 최고위원이 7인 중진협을 이끌어오면서 물러설수 없는 상황을 맞게된 만큼 스스로 용퇴의 명분을 극대화하기 위한 「포장」으로 출마의사를 내비친 것이라고 해석하고있다.
김 대표측은 또한 박 최고위원이 여기까지 오게된 데는 자파진영에서 필요이상으로 「박 최고위원 배제론」을 부각하는 등 박 최고위원측을 자극한 탓도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김 대표 진영은 다소 의외로 보일만큼 더이상 「공멸」이니 「탈당」이니 하는 공격논리를 새삼 내세우지 않고있다. 제한경선을 여전히 전제조건화 하면서도 이를 공개적으로 거론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김 대표 진영에 박 최고위원의 동태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김 대표측이 믿고있는 것은 김 대표를 지원해줄 노 대통령의 「조치」가 어떤 형태로든 가시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이에대한 확증이 객관적으로 제시된 상태는 아니기 때문에 「만일의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걱정을 하고있는 것도 사실이다.
김 대표의 최측근인 최형우 정무장관이 14일 박 최고위원과 김종필 최고위원의 방을 잇따라 찾아 「진의파악」과 「다짐」에 부심했던 도 이같은 배경에서 비롯되고 있다.
김 대표측의 일각에서는 금명간 박 최고위원이 공식적인 출마선언을하게될 경우 전체적인 경선구상에 커다란 차질을 빚게될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이들은 이 경우 가장 우려하는 대목으로 노 대통령직계 또는 관망파로 분류되는 민정계 인사들의 친YS 이동추이가 급속도로 둔화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이같은 진단은 김 대표진영의 경선구상을 원점으로 돌려놓게 될 뿐더러 1일부터의 후보등록과 관련해 당장의 부담요인이 될 수 밖에 없다.
최근의 함구령에도 불구,『박 위원이 출마할 경우 이는 노 대통령의 뜻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는 경계론이 고개를 드는 것도 이같은 속사정을 반영한다고 봐야한다. 김 대표진영의 강경론자들이 박 위원 출마를 「경선원칙 위배」로까지 몰아붙이는 배경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김 대표측은 경선공고전 마지막으로 갖게되는 16일의 청와대 주례회동에서 노 대통령의 분명한 입장정리를 촉구할 계획이고 그 결과에 따라 경선가도의 구체적 윤곽이 드러나리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정진석기자>정진석기자>
○반 김 진영기류
후보단일화문제로 진통을 거듭하고 있는 반 김영삼대표 진영은 박태준 최고위원의 「조건부출마」의사 표명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반 김 진영의 중진협은 15일 하오의 7차회동에서 단일화문제를 매듭지은뒤 경선에 대비한 세확산작업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나 후보단일화가 쉽게 결판날 가능성은 희박한 실정이다.
○…박태준 최고위원은 내심 만장일치에 의한 추대방식을 기대하고 있으나 출마선언을 서두르고 있는 이종찬의원이 「인위적 단일화」방식에 반대하고 있는데다 이한동의원도 아직 유동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반 김 진영의 중진협은 후보단일화 논의시기를 일단 후보등록직전인 주말까지로 잠정 연기하면서 막후절충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중진협의 박철언·심명보의원과 양창식 당선자 등은 이종찬의원이 끝내 단일후보추대에 반대하더라도 박 최고위원을 실질적 반 김 후보로 옹립하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박 최고위원으로서는 「합의추대」에 출마명분을 두고있어 완전합의를 도출하지 못할 경우에도 곧바로 출마선언을 할지 주목된다.
반 김 진영에선 일단 박 최고위원과 이종찬의원을 단일화 대상후보로 상정하고 있으나 표면상으로는 박 최고위원쪽으로 대세가 기운 형국이다. 반 김 진영은 이종찬의원이 본선(대선)에선 유리한 카드라고 인정하고 있으나 예선(전당대회)에선 이 의원에 비해 박 최고위원이 「절대우위」라고 보고있다.
때문에 반 김 진영은 친 김진영에 대항할 예선후보는 조직과 자금력을 갖춘데다 반 김 세구축이라는 명분차원에서 박 최고위원을 추대하자는 기류가 지배적이다.
다만 박 최고위원이 끝내 출마를 강행할지 아니면 적절한 명분을 찾아 불출마를 선언할지에 대해선 긍정과 부정적인 관측으로 엇갈리고 있는 실정이다.
○…박태준 최고위원과 이종찬의원은 후보단일화 시한을 하루앞둔 이날 하오 서울 포철사무실에서 회동,최종 「담판」을 시도했으나 끝내 결렬.
1시간10분가량의 회동을 끝낸뒤 박 최고위원은 무거운 표정으로 총총히 사무실을 떠났고 이종찬의원은 『나는 평소 말한대로 행동할 것』이라고 말해 자신의 출마의지가 어떤 경우에도 불변임을 거듭 강조.
이어 이 의원은 곧바로 인근 롯데호텔로 자리를 옮겨 박철언의원과 단일화 절충을 계속.
그러나 이 자리에서도 역시 양측의 입장이 엇갈려 결론도출에 실패했는데 박 의원도 『아무래도 시한내 단일화는 어려울 것같다』면서 『한 사람이라도 먼저 소아를 버려야 하는데…』라며 답답한 표정.
박 의원은 이 의원의 독자출마에 따른 「실직적 단일화」의 성사가능성에 대해 『그럴 경우 다수의 민정계 관망파들을 결집하기 어려워 진다』며 일단 「완전 단일화」에 주력하겠다는 자세.
이에앞서 박 최고위원의 측근들은 그의 출마여부에 대해 『이제 민정계의 공론화 과정만 남았다』며 출마를 기정사실화했고 『예고대로 후보선언과 동시에 포철회장직도 사퇴할것』이라며 확고한 의지를 부각.
한 측근은 『단일화방식이 만장일치만 있는것이 아니잖느냐』고 밝혀 이종찬의원의 출마에 관계없이 「실질적 단일화」 방식도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
이종찬의원은 이날 상오 민정계 원내외인사접촉 및 핵심참모들의 전략회의를 갖고 박 최고위원의 「조건부 출마」 의사표명에 대책을 숙의하는 한편 7차 중진협회동에서 밝힐 자신의 입장을 정리.
이 의원은 박 최고위원의 지지요청에 대해 14대 총선결과 나타난 민의와 세대교체·지역감정해소 차원에선 박 최고위원보다 본인이 출마하는것이 시대적 흐름에 부응하는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거부했다는 것.
이 의원 진영은 일단 7차 중진협회동 결과를 지켜본뒤 박 최고위원이 끝내 실질적 단일후보로 나설 경우에는 곧바로 공식출마선언을 표명,세확산작업에 돌입하겠다는 전략.
이한동의원은 이날 상오 수원에서 열린 경기도지부 개편대회에 참석한뒤 원내외인사들과 만나 경선구도 및 자신의 출마에 따른 의견을 수렴.
이 의원은 박 최고위원의 출마여부가 불투명하다는 판단을 하면서도 자신의 거취방향에 대해선 『아직 시간이 있으니 중진협에서 주말까지 논의를 계속해야한다』며 유보적인 자세.<조명구기자>조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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