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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등 잇따른 조사/총량위주 통화관리/금융시장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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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등 잇따른 조사/총량위주 통화관리/금융시장 위축

입력
1992.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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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개기능 “실종”/몸사린 거액들 속속 빠져나가/목표 넘으면 대출금지 돈가뭄/생산방향의 돈흐름 되레 끊겨금융시장이 제기능을 못하고 있다. 실물경제가 잘굴러가도록 영양을 공급해야할 핏줄인 금융부문이 잇단 금융기관 특별감사와 수표유통추적조사,정부의 총량 일변도 통화관리 등으로 크게 위축돼 침체국면을 지속하고 있다.

금융시장이 위축됨에 따라 시중통화공급은 늘고있음에도 불구하고 은행대출창구는 굳게 닫혀있고 기업들이 수립했던 시설투자계획이 빗나가고 중소기업의 부도사태가 줄을 잇고있다.

민간여유자금을 끌어들여 산업생산부문으로 흘려보냄으로써 부문간 자금배분을 원활히해 기업투자를 확대하고 기술개발을 촉직해야할 금융부문이 제기능을 다하지 못함으로써 정부가 그동안 강조해온 제조업경쟁력강화 역시 헛된 구호에 그치고 말게 된셈이다.

금융시장은 잦은 특별검사와 수표유통추적조사에 의해 크게 위축됐다.

올들어서만 3차례나 실시된 특별검사는 당초에는 자금흐름을 바로잡는다는 취지에서 시작했지만 도중에 현대사태가 터지면서 특정 계좌나 대규모 거액자금의 유통과정을 뒤지는 쪽으로 변질됐다.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지난해 하반기이후 한 점포에서만 5차례 검사를 받았다』고 밝히고 『이처럼 감독기관의 검사가 되풀이되면 은행직원들이 위축될뿐만 아니라 거래선들의 거래도 끊어지게 된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거액 예금자들은 금융당국이 수표에 대해서도 일일이 유통경로를 추적하자 『출처가 딱 부러지게 분명치않은 돈을 은행에 맡겼다간 큰 코 다친다』며 상대적으로 은신하기에 나은 외국은행으로 예금처를 옮기고 있다. 과거 실명제 파동이 일부 재현되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의 금리규제도 금융시장에 혼란을 가중시켰다.

지난해말이후 주요한 기업자금 공급루트이던 단자사의 어음중개시장은 한때 2조8천7백억원의 실적을 보이다가 최근엔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다. 19%를 웃돌던 금리가 17.5%로 규제되면서 자금이탈현상을 낳았던 것.

콜시장도 최고금리가 15%로 설정되면서 단기자금 4천억원가량이 콜시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직접 금융시장의 핵심인 증시도 종합주가지수가 5백80이하로 떨어지는 등 붕괴우려를 낳고 있을 정도.

시중의 총통화는 전년동기대비 증가율만을 놓고 볼때 지난 10일 현재 19.6%를 기록,목표치 18.5%를 크게 벗어나 있는 상태.

그러나 돈의 절대량은 지난달말보다도 3천억원이 줄어드는 기이한 모습을 보이고 잇다.

바로 전달에 비해서는 돈이 줄고 있지만 전년동기에 비해서는 큰폭으로 늘어 통화당국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는 것. 이 때문에 시중은행들은 각 지점에 「대출금지령」을 일제히 내리는 등 은행창구가 꽉 막혀 있는 실정이다. 이달들어 지난 11일 현재 은행예금은 7천3백억원이 감소했다. 단자사의 CMA(어음관리구좌)는 3천2백억원이 늘어 자금이 단기 대기성화하는 현상을 보였다.

총량은 풍부한데도 금융의 본래기능인 매개역할이 거의 멈춰서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이와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올해초에 총통화를 적절히 시중에 공급하면서 자금흐름을 바로 잡아 금리를 안정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지나친 규제와 조사는 오히려 거액 자금들의 이탈과 도피를 낳았다. 아울러 금융인들조차 잦은 특검에 의해 소극적인 업무처리를 함으로써 새로운 금융왜곡이랄 수 있는 금융기능침체현상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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