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개 축하행사… 「참새털 이불」 선물까지/“경사스런 기간” 일반인 결혼식등은 “금기”북한의 김일성주석이 15일로 80세가 된다.
북한은 이날을 「민족최대의 명절」로 부각시키면서 국내외적으로 막대한 물량과 인원을 동원,총체적으로 축하분위기 조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당초 김 주석 생일에 맞춰 있을 것으로 예상됐던 김 주석의 김정일비서에 대한 권력이양 조치는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김 주석이 지난 13일자로 원수에서 「대원수」로 한계단 올라서면서 국가주석직과 노동당 총비서직도 계속 고수할 뜻을 명백히 한데서 잘 알수 있다.
○…외신이 전하는 바에 의하면 요즘 평양 거리는 갖가지 김 주석 생일 축하행사에 동원된 차량과 인파의 행렬로 무척 붐비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김 주석 생일에 맞춰 만개하도록 각 지방 원림사업소에서 특별재배된 8백여만송이의 갖가지 꽃이 거리에 전시돼 있어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또 평양시내 주요거리 7백여개소에는 대형 화분이,70여개소에는 꽃아치가 각각 설치돼 있다고 한다. 이와함께 「김 주석의 만수무강을 축하하는 인민들의 정성」이라는 명목으로 평양시내 3만여㎡에 각종 꽃나무가 심어졌다는 것. 신시가지인 통일거리에는 길이 12m,높이 4m의 초대형 「황소싸움」 조각 등 야외장식용 대형조각 50여점도 전시돼 있다는 소식.
이에 비해 평소 주말이면 간혹 눈에 띄던 신랑·신부의 모습이 유독 김 주석 생일을 전후한 2∼4월에는 볼 수 없는 것도 특이한 현상중 하나. 내외통신에 의하면 북한당국이 「위대한 수령님의 탄신일이 들어있는 경사스런 기간에 어떻게 인민이 사사로운 축하행사를 가질 수 있겠는가」라는 논리로 이 기간내의 민간인 결혼식을 「금기」로 정해버렸기 때문이다.
한편 밤이면 군대 축하행사에 동원될 군사장비와 장병들로 인해 평양시가지는 마치 불야성을 방불케 한다는 것.
○…북한이 연간 총수출액의 20%에 달하는 10억불 정도의 경비를 들여 지난달부터 전개하고 있는 갖가지 축하행사는 어림잡아 50여개를 넘는다.
이중 먼저 사상 및 치적관련 행사로는 전국 기술혁신 전시회,김일성업적 연구토론회,주체의 건축사상 토론회,근로단체 건설사상에 관한 과학토론회 등이 이미 열렸다.
또 체육부문에서는 전국 대학생 체육축전,전국체육축전,만경대상 체육경기대회,만경대상 국제마라톤대회 등이 개최됐다.
예술행사로는 영화상영주간,국가미술전람회,중앙사진전람회,제10차 4월의 봄 예술축전 등이 열렸거나 개최중이다.
이들 행사중 하이라이트는 「4월의 봄 예술축전」. 국내외 80여개 예술단체에서 3천여명이 참가하는 이 행사에서는 특히 페루 몽골 일본 마다가스카르 등의 예술가들이 김 부자 찬양가요를 직접 창작,발표할 것이라고 북한 언론들이 선전하고 있다.
생일축하 행사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대규모 매스게임과 군사 축하퍼레이드.
능라도 경기장에서 수만여명의 학생들에 의해 펼쳐질 대규모 카드섹션과 매스게임은 북한을 찾은 여러 외국 귀빈들에게 보일 예정이다.
○…김일성주석의 생일을 축하하는 데에는 외국의 손님들도 한 몫을 한다.
현재 평양에 머무르고 있는 외국 경축사절단은 일본 자민·사회당 등의 3백여명을 비롯해 모두 5백여명 정도로 추산된다.
국가원수급으로 중국의 양상곤 국가주석을 비롯,캄보디아의 시아누크공,기니·우간다·시에라리온 대통령 등이 방북중이다.
또 쿠바·인도·인니 등에서는 부통령이,러시아·브라질·말리 등에서는 공산당 대표들이 북한을 찾았다.
북한에 직접 찾아올 수 없는 외국인들을 위해서인지 북한은 해외에서도 각종 김 주석 생일축하 행사를 갖고 있다.
○…생일을 맞은 김 주석에게는 엄청난 양의 진귀한 선물이 안겨진다.
또 김 주석도 인민들에게 여러 「하사품」을 내릴 예정이다.
먼저 홍콩의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지는 북한정부가 김 주석에게 참새 70만마리의 목부위 깃털로 만든 이불을 선물할 예정이라고 보도해 흥미를 모으고 있다. 또 이 신문은 김정일비서의 지시로 북한군이 강정제인 거북 1천3백마리를 잡아들였다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중국은 이미 4백톤의 돼지고기를 전달했고 김 주석의 「사고」나 다름없는 조총련도 예년처럼 각종 외제물품을 날랐다고 한다. 김 주석의 오랜 친구인 시아누크공은 앙코르 양식의 수제컵을 선물할 예정이라는 전문.
북한의 공보당국은 기록영화 3백80여편,회상일기집 「인민들 속에서」 50편,김일성저작집 38권,예술영화 「혁명투사 공영」 등을 이미 제작해 바쳤다. 또 김일성 얼굴과 고향집이 새겨진 금화·은화 등 기념주화 2종과 조선말 대사전도 나왔고 10종의 기념우표도 발매됐다.
북한 청소년들이 폐품수집으로 마련한 「청년전위 29호」 「소년호 92호」 탱크와 자주포를 선물로 전달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에비해 김 주석은 북한 전체 인구의 25% 정도인 학생과 어린이들에게 옷 한벌씩을 「하사」 하고 학생용 가방,고기 등을 특별 배급해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신효섭기자>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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