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경선 구도 막바지 “급류”/“정말 출마할까” 진의 파악 부심/친 김/시일촉박 공감… 단일화 불투명/반 김박태준 최고위원의 거취가 최대관건으로 부각된 민자당의 대선후보 경선구도는 주초부터 급류를 타고있다. 당수뇌부의 연쇄회동으로 물줄기가 잡혔다고 보는 김영삼대표 진영은 13일부터 친 김 민정계를 포함한 자파세력의 공개적 「줄세우기」 작업에 나섰고 반 김 진영은 박태준 최고위원이 조건부 출마 뜻을 공개하는 등 상황반전을 위한 대안도출에 부심했다.
○…김영삼대표 진영은 이날하오 박태준 최고위원이 조건부 출마의사를 표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측근들을 중심으로 심야 구수회의를 갖는 등 긴박한 대응태세로 전환.
김 대표측은 지난주의 수뇌부 연쇄회동과 일요 골프회동으로 경선구도의 명암이 뚜렷해졌다고 판단,이날 측근들에게 일단속을 당부하며 일단 관망자세를 유지하려 했으나 이날 「우려했던 상황」이 눈앞에 닥치자 바짝 긴장.
그러나 김 대표측은 여전히 박 위원이 쉽게 출마를 선언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이날 출마의사를 간접표명하게된 진의가 무엇인지를 다각도로 저울질 하는 모습.
김 대표의 한 측근은 『김 대표는 박 최고위원의 행보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전하며 『지금 김 대표는 누가 출마하고 누가 안하는 등의 문제를 깊게 생각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
반면 또다른 측근은 『박 위원이 그동안 노 대통령을 대리해 민정계를 위탁관리해온 만큼 박 위원이 경선에 나서게 되면 그에게는 민정계 대표주자라는 무게가 실리고 이를 노 대통령의 뜻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확산될 것』이라며 모종의 대응수순을 강구하는듯한 눈치.
이같은 긴장기류를 반영하듯 김 대표 진영의 한 인사는 『사실 김 대표측의 경선구도는 박 최고위원의 출마를 배제하는 전제아래 짜여져 왔다』면서 『노 대통령이 박 위원의 출마에 대해 끝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당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직면게 될 것』이라고 경계.
○…김윤환 전 총장을 위시한 민정계내 친 김 그룹은 13일 김영삼대표를 차기대통령 후보로 추대하기 위한 지지의사를 공식표명,범계파 차원의 후보추천위원회를 금명간 발족키로 결론.
김 전 총장은 이날 낮 호텔신라에서 14명이 참석한 오찬모임을 주재한뒤 김 대표의 후보추대를 촉구하는 내용의 「우리의 입장」이란 성명서를 21명 명의로 발표.
모임에는 김 전 총장과 남재희(서울) 유흥수(부산) 이치호(대구) 오세응 이웅희(경기) 이민섭 정재철(강원) 김종호 정종택(충북) 남재두(대전) 이항의(전남) 금진호(경북) 정순덕씨(경남) 등이 참석했고 나웅배 곽정출 김진재 김용태 박세직 박희태 배명국씨 등 7명은 「동의」를 사전에 통보한뒤 선약 등을 이유로 불참. 이들은 오찬모임이 끝난뒤 김종호의원을 통해 성명내용을 발표했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새로운 지도자는 한국 민주주의의 표상이어야 하고 광범위한 국민적 지지기반을 가진 인물이어야 한다』고 전제,『그런 요건에 적합한 인물이 과연 누구인가는 이미 자연스런 대세로 부각돼 왔다』고 김 대표 지지를 확고히 언급.
이들은 또 『후보경선에서 당내 특정 계파중 일부만을 대표하는 후보가 나온다면 3당 합당정신을 저버리게돼 당은 물론 국민의 대표가 될 수 없다』고 못박고 『우리당은 특정계파의 후보를 내세우기 위한 계파간 이해조정에 집착할게 아니라 범계파적 입장에서 민자당 후보를 추대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반 YS진영의 7인중진협을 겨냥. 이들은 『순리의 수용과 대승적 단합은 최고의 지혜』라고까지 표현하면서 『노태우총재가 이번 후보경선이 당과 국가를 위한 순리의 선택으로 끝맺을 수 있도록 현명한 지도력을 발휘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노 대통령의 「교통정리」를 간접 주문.
○…박태준 최고위원을 비롯,이종찬 이한동 박철언 심명보 박준병의원과 양창식 당선자 등 반 김 진영의 중진협의회는 이날 하오3시부터 3시간동안 시내 롯데호텔에서 6차 모임을 갖고 「구체적 의견」까지 제시해가며 후보단일화 방안을 숙의. 특히 이날 모임은 박 최고위원의 거취와 이에따른 후보단일화 문제의 어려움을 반영하듯 다소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
모임이 끝난후 대변인격인 최재욱의원은 『기자들의 질문에 어떻게 대답하면 좋겠느냐고 박 최고위원에게 물었더니 박철언의원이 「15일 중진협에서 결론을 내리면 경선후보를 기꺼이 수락하겠다고 하는게 어떠냐」고 하자 박 최고위원이 좋다고 했다』고 박 최고위원의 조건부 출마의사 표명의 배경을 설명.
최 의원은 이어 「박 최고위원이 만장일치로 추대되느냐」는 질문에 『현재의 상황과 본인의 의지,참석자들의 충정으로 볼때 7차 모임에서 결론이 결국 나지 않겠느냐』고 기대섞인 답변.
최 의원은 이어 『이미 오래전에 출마의사를 밝힌 사람(YS를 지칭)이 있는데 우리가 15일 결정한다 해도 너무 늦은 것』이라며 『참석자 모두가 단일화의 필요성과 시간이 촉박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회의 분위기를 설명.
또한 참석자는 『박 최고위원이 회의말미에 「여러분들이 절대적 지지를 해준다면 경선에 나서겠다』고 밝히더라』고 소개. 이 참석자는 『박 최고위원에게 전날 있었던 김종필 최고위원과의 회동내용을 물었더니 「JP가 고심하는 눈치였으나 출마를 자제해 달라는 식의 얘기는 전혀 없었다」고 박 최고위원이 대답했다』고 전언.
한편 이종찬의원은 모임이 끝난뒤 『박 최고위원이 경선에 나설 뜻이 있음을 비친 것은 사실이나 박 최고위원을 단일후보로 추대하는 문제 등은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고 강조. 이 의원은 특히 『박 최고위원이 회의가 끝날 무렵 단일화 문제에 대해 각자 의견을 개진하자고 했으나 박철언의원을 제외하고 다른 참석자들의 의견개진은 없었다』고 설명.
또 이한동의원도 『최 실장의 공식발표외에는 아무말도 하지 않겠다』며 일체의 질문에 함구.
이에비해 박 최고위원측에 서서 이날 모임에서 주도적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박철언의원은 밝은 표정으로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실질적 단일화로 가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15일엔 밤12시가 넘더라도 완전 단일화를 합의 도출하겠다』고 장담.<정진석·김광덕기자>정진석·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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