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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집념」이 현대사숙제 풀었다/백범 암살배후 밝혀낸 권중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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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집념」이 현대사숙제 풀었다/백범 암살배후 밝혀낸 권중희씨

입력
1992.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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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년부터 안씨 추적… 각목구타 소동도/“미 개입여 부포함 진실 캐내야”백범 암살범 안두희씨(75)로부터 암살의 배후인물을 밝혀낸 민족정기구현회 권중희회장(56)은 안씨만을 끈질기게 추적하고 응징해온 집념의 인물이다.

권씨는 12일 상오 11시께 전에도 두차례 방문한 적이 있는 인천 중구 신흥동 동영아파트 502호 안씨집을 다시 찾아가 설득반 위협반으로 말문을 열게 만들었다.

권씨는 이날 육철희 한독당동지회 청년부장(30)과 원궁재 반민족문제연구소 회원 등 2명과 함께 중풍으로 몸져누운 안씨를 집요하게 추궁했다.

안씨는 이불을 뒤집어쓴채 계속 나가줄 것을 요구하다 6시간만인 하오 5시께부터 『당시 특무대장 김창용씨로부터 구체적 살해지시를 받지는 않았지만 김구선생의 암살이유를 주장하는 간접적인 암시를 여러차례 들었다고 털어놓기 시작했다.

안씨는 『김씨의 당시 영향력을 감안한다면 백범 제거암시는 살해지령이나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월남후 서북청년단에 가입했던 안씨는 철저히 「반공적」인 인물로 인식돼 청년단 활동중 알게된 김씨로부터 한독당에 입당,백범에게 접근하라는 밀명을 받기도 했다.

49년 2월 한독당 입당후에도 김씨와의 관계를 유지해온 안씨는 또 『당시 미 CIA 한국책임자였던 OSS출신의 모중령이 암살 2개월전쯤 직접 찾아와 백범선생을 「Black Tiger」라고 부르며 「제거되어야할 인물」 「국론분열자」 「암적인 존재」 등으로 매도,강한 살해암시를 주었다』고 미 개입설을 인정하기도 했다.

안씨는 권씨에게 당시 백범 암살과 관련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정치 브로커 김지웅씨와 서북 청년단원 홍종만씨는 자신의 범행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히면서 『백범 암살을 위한 작업이 여러 경로로 진행된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같은 증언에 화를 참지못한 권씨는 이날도 안씨를 주먹으로 여러차례 때렸다고 한다.

권씨는 13세때 「백범일지」를 읽고 백범을 흠모해오다 77년 백범사상연구회 회원으로 가입,84년 모잡지에 실린 「안두희 고백」이라는 글을 읽고 안씨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변명만 늘어놓는 안씨의 행동에 격분한 권씨는 87년 2월 김포에 숨어살던 안씨를 찾아내 집근처에 월셋방을 얻어 지내며 배후 등을 알아내기 위해 바둑친구로 접근하기도 했다.

83년 3월에는 서울 마포구청앞 버스정류장에서 각목으로 안씨를 폭행,구속된 뒤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20세때 상경해 경영해오던 이대앞 고려기원도 82년에 문을 닫고 주방기구 등의 행상을 하는 부인 김영자씨(53)와 함께 서대문구 북가좌동에서 1천만원짜리 전셋방에 살고 있는 권씨는 『구체적 배후가 밝혀진 이상 다시 안씨를 법의 심판대에 올려 형벌을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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