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추진 둘러싼 보혁권력투쟁 거세질듯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 체제가 인민대표 대회에서 보수세력으로부터 「뜻밖의 일격」을 당해 휘청거리고 있다.
옐친 대통령은 인민대표 대회첫날인 6일 자신에 대한 불신임결의안의 의제채택을 좌절시키는 등 자신의 구상대로 회의를 진행시키는데 성공했으나 11일 대통령의 각료 임명권 등 「비상대권」을 3개월후에 박탈하는 수정결의안이 통과됨으로써 「개혁지렛대」를 잃고 정치적 궁지로 몰리게 됐다.
이날 채택된 수정결의안은 지난해 10월 의회승인 없이 경제개혁추진 등 국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옐친에게 부여한 「개발독재권력」을 일부 박탈한다는게 주요 내용이다.
옐친 대통령은 그동안 개혁독재권을 근거로 총리를 겸직하는 「대통령 친정체제」를 구축하고 가격자유화 실시 등 급진경제 정책을 추진해왔다.
따라서 옐친 대통령은 3개월후인 오는 7월께부터는 신임총리를 임명하고 더 나아가 자신의 개혁안이 의회에 의해 수정 혹은 철회당할지도 모르는 위기를 맞게됐다.
또한 옐친의 개혁정책을 주도해온 가이다르 부총리를 비롯한 내각전원이 수정결의안에 반발,총사퇴서를 제출함으로써 옐친 정부와 의회간의 힘겨루기는 본격적인 보수·개혁간 권력투쟁으로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옐친 대통령이 러시아의 개혁일정을 앞당기기 위해 현행 헌법을 개정,정부체제를 초헌법적 대통령 체제로 전환시키려는 구상도 일단 「물건너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옐친 대통령은 이미 인민대표 대회가 자신의 권한을 박탈할 경우 국민투표를 실시해서라도 「개발독재권」을 유지할 것이라고 천명한바 있어 러시아는 당분간 격동의 정치계절을 맞게될 공산이 크다.
보수파의 옐친 대통령에 대한 공세는 지난 7일부터 징후가 나타났다.
보수진영이 옐친으로 하여금 보좌관의 도움없이 국정전반에 대해 보고토록 요구했으며 급진 개혁정책의 무리함을 거듭 성토하기 시작한 것이다.
궁지에 몰린 옐친 대통령이 보수세력의 이같은 공세에 맞서 어떠한 전략으로 역공을 취해나갈지 주목되는 시점이다.<이진희기자>이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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