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사회 초청… 오늘 인천 길병원/현재 무료진료 활동중 인연맺어/“한국은 은인들 가득” 눈시울 붉혀심장병으로 생명이 꺼져가던 베트남 여인이 한국여의사들의 도움으로 재생의 희망을 갖게됐다.
한국여자의사회(회장 박양실·57)의 초청으로 지난 9일 한국에 온 도티눙씨(27)는 13일 인천 길병원에서 심장수술을 받는다.
도티눙씨는 박 회장 등 여자 의사 회원 5명이 지난해 10월1일부터 5일간 한국계 혼혈아와 불우한 현지인을 대상으로 베트남 호치민시 탕빈구 보건소에서 무료진료 활동을 했을때 인연을 맺게됐다. 병명도 모르는채 『숨이차고 가슴이 답답하다』고 호소했으나 의료팀은 청진기 하나만으로도 심장병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병상 하나를 두 환자가 함께 써야할만큼 의료시설이 빈약한 베트남에서 실업자 남편과 어린 두자녀를 부양하고 있는 이 가여운 여인이 병을 고치고 생존할 수 있는 가능성은 전혀 없어 보였다. 여의사들은 도티눙씨를 한국에 초청해 절망적인 상태로부터 구해내야 한다고 결론을 지었다. 이 일은 앞으로 베트남의 한국계 혼혈아들을 돕고 궁극적으로 그들을 고국의 품으로 데려 오기위한 협회의 활동에 주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귀국한 여의사들은 곧장 보사부와 베트남 당국에 초청의사를 통보,쉽게 허락을 받았다. 베트남으로 무료 의료봉사를 떠날 당시 까다롭던 양측이 어느새 매우 가까워진 느낌이었다.
지난해 한국 여자 의사들로부터 초청을 받고 안타깝게 기다리던 도티눙씨는 지난 2월 초청장을 손에 받아쥐고 『이것이 꿈인가』하며 손등을 꼬집어 보았다. 그리고 두려움 반 기대 반으로 난생 처음 비행기를 타고 「올림픽의 나라」 따이한으로 향했다. 입국 즉시 받은 정밀진단 결과 도티눙씨의 병은 좌우심실 사이에 구멍이 뚫린 선천성 심실중격 결손증이었다. 담당의사 신익균박사는 『개심수술로 구멍난 곳을 봉합하면 되는,우리나라에서는 일반화된 수술』이라며 『성공확률이 높다』고 했다.
생명을 건지게된 도티눙씨는 『2살·5살짜리 두 아이들을 두고 타국에서 수술을 받는다는 것이 불안했지만 막상 서울의 발전된 모습과 친절한 한국 의료진을 보니 안심이 된다』며 편안한 마음으로 수술을 기다리고 있다.
도티눙씨는 『이곳에까지 나를 데려와 목숨을 건져준 여의사들은 천사같은 분들』이라며 『무료로 통역을 맡아주고 있는 한국외대 베트남어과 학생들까지 한국은 온통 고마운 은인들로 가득차 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이양호기자>이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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