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대중수교 서두를 이유없다(사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대중수교 서두를 이유없다(사설)

입력
1992.04.12 00:00
0 0

이상옥 외무장관의 중국방문은 세계정세와 동북아 주변환경의 변화를 생각할때 여러가지 의미를 갖는다. 이 장관의 나들이는 중국의 초청에 의한 공식방문은 물론 아니다. 북경에서 열리는 제48차 유엔 아시아·태평양지역 경제사회이사회(ESCAP) 총회라는 국제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간 것이다. 그러나 국제회의 참석보다는 한국 외무장관으로서 처음 중국을 방문했다는 사실에 한·중 양국은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그리고 에스캅 총회보다는 이상옥­전기침 양국 외무장관 회담에 양국의 관심이 더 쏠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중 외무장관 회담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작년 10월 유엔총회에 참석키 위해 뉴욕에 갔던 양국 외무장관이 처음 만났었다. 이어서 같은해 11월에는 전기침 장관이 중국 외무장관으로서는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었다.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지역 각료회의(APEC)에 참석키 위해서였다. 당시 전 장관은 본격적인 한·중 외무장관 회담을 가졌던 것은 물론이고 노태우대통령과 단독 면담까지 했다. 그래서 지금 북경에 가 있는 이 외무도 이붕 국무원 총리나 강택민 총서기를 단독으로 만날 기회가 있으리라는 기대가 있는 것이다.

한·중 외무장관 회담은 이번이 세번째가 되기 때문에 양국간의 외교관계 수립문제가 공식 논의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그동안 두차례의 회담에서 충분한 탐색이 있었다고 본다면 이제는 국교수립문제를 공식협상의 테이블에 올릴때가 되었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양국은 그동안 수교를 하고도 남을 만큼 경제를 비롯한 각 분야에서 교류와 관계를 확대해왔다. 분위기는 충분히 무르익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성사가 되지 않고 있는 것은 북한의 방해 때문이다.

북한이 일본과 수교하고 미국과도 만족할 만한 관계개선이 이뤄질때까지 기다려달라고 중국에 매달리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북한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중국은 아직 한국과의 국교수립을 서두르지 않고 실질적인 관계와 교류만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 역시 서두를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혹시 북방외교의 조속한 마무리를 위해 성급하게 달려들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지만 전시효과를 노린 무리한 행보는 절대 금물이다. 더구나 우리가 경협 등을 제공하는 조건의 수교교섭은 특히 경계해야 한다.

그보다는 오히려 수교문제가 공론화되는 초기단계에서부터 대만과의 관계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를 중국측에 전진적으로 제기하는 적극적인 자세로 나가야 할 것이다.

또 북한의 핵사찰 수용에 대해 중국이 적극적으로 설득해줄 것을 촉구하는 것도 이 외무가 잊어서는 안될 일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