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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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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2.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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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일도 없이 나른하기만 한 춘곤의 계절이다. 전에는 피곤하다고 하면 공연히 꾀병을 부린다고 눈총을 받았지만 과로사가 급격히 늘고 있는 요즈음엔 피로가 무서운 중병의 하나로 재인식되고 있다. 만성피로증후군(CFS)은 현대의 역병인 AIDS가 반결된 이후인 80년대 후반에 이르러서야 질병으로 인정된 현대의 새로운 질병이다. ◆AIDS는 병원체와 전염경로 등이 밝혀졌으면서도 치료 방법이 개발되지 않아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으나 어느날 갑자기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의 심한 피로를 일으키고 모든 의욕을 잃게 하는 CFS는 발병원인이 규명되지 못했고 아직은 치료방법도 백지상태인데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급속하게 늘고 있어 ADIS 보다도 더 무서운 병으로까지 불리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방역센터가 88년 처음으로 마련한 CFS 진단기준에 따르면 ①6개월 이상 피로의 연속 또는 수시 재발 ②정밀검사 결과 이상이 없는 것이 전제이며 자각증세로는 ①미열(37.5∼38.6도) ②목주변의 통증 ③임파절의 부기 ④근력저하 ⑤근육통 ⑥운동후 1일 이상 피로지속 ⑦두통 ⑧관절통 ⑨건망증 집중력저하 사고력감퇴 등 정신적 해이 ⑩수면장애 등이고 1개월에 2회 이상 나타나는 외부증상으로 ①미열 ②인후염 ③임파선 통증이다. ◆이중 두가지 전제가 모두 해당되고 자각증세와 외부증상 13항목중 8항목 이상이 중복되면 일단 CFS로 진단된다. 그러나 이 병의 원인이 단순한 과로의 누적현상인지,세균감염인지 밝혀지지 않아 진통제,해결제의 투여 등 대증요법 외에는 뚜렷한 치료법이 없고 내과 질환인지 신경정신과 질환인지도 확실하게 구분되지 않은 상태이다. ◆피로 등 인체의 상태에 가장 민감한 장기는 간장이다. 간암사망률이 세계 제1위라는 불명예스러운 국민보건실태를 감안하면 알게 모르게 CFS에 시달리는 환자가 국내에 적지 않을 것 같다. 계절적인 춘곤증을 CFS라고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지만 평소에 무리를 삼가야만 CFS감염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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