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통해 본 중국은 역시 큰 나라이다. 16세기까지만 해도 세계 초강대국이었다. 오늘의 선진유럽은 당시의 중국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 15세기 유럽 전체의 인구가 5천만명을 넘어선데 비해 중국은 벌써 1억을 뛰어 넘고 1억3천에 이르렀다. 인구수에서만이 아니고 명제국의 문명도 괄목할 정도였고 자부심에 넘쳤다. ◆기술 부문에서 또한 선진을 달렸다. 11세기에 제철산업이 크게 번성했다. 한해 12만5천톤을 생산,정부와 군사용으로 긴용하게 쓰였다. 그로부터 7백년후인 산업혁명 초기의 영국 철생산량보다 많은 실적이다. 이때 이미 활자인쇄가 보급 되었으며,나침반도 중국의 발명품으로 꼽힌다. 15세기 명나라의 해군력은 1천3백여척의 배를 보유할 정도여서 해외를 개척하고 무역에 열을 올렸다. 19세기에 들어 유럽세에 압도당했으나 잠재한 위력은 주목거리가 아닐 수 없다. ◆요즈음 중국은 후진탈피를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낙후된 체제를 유지하면서 개방과 개혁을 가속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념보다 생활의 개선을 추구하는 실용주의 노선이 착실하게 성과를 쌓아가고 있음이 이젠 눈에 띈다. 중국의 실권자가 가까운 장래에 용으로 등천할 것이라는 장담이 결코 허세만은 아닌 것 같다. 지렁이 신세를 벗어나겠다는 10억의 몸부림이 과연 용으로 비약할지 두고 볼일이다. ◆중국의 발전은 우리나라와의 경쟁을 가열시킬 것이 틀림없는 사실이다. 미국 시장에서 슬슬 우리가 밀리기 시작한다. 지금은 값싼 노동력 탓이지만 기술개발까지 가세하면 새로운 용은 날개까지 달린 꼴이 될 것이 분명하다. 한반도를 가운데 놓고 보면 동에 일본,서엔 중국이 버티고 있다. 어쩐지 머리끝이 쭈뼛해 진다. ◆우리 외무장관이 곧 중국을 처음 공식방문하고 수교가 임박한듯 하다. 물론 경하할 일이다. 그에앞서 주변의 환경과 밖의 실체를 똑바로 파악할 필요가 절실하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대권싸움에 바쁘고 정부와 재벌의 칼날이 부딪쳐 쨍그렁 소리가 요란하다.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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