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정국혼란 우려 견제심리 작용/영총선 보수당 승리 배경·전망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정국혼란 우려 견제심리 작용/영총선 보수당 승리 배경·전망

입력
1992.04.11 00:00
0 0

◎군소정당 난립·여소의회 불안감 확산/메이저 총리 개인적 인기도 크게 기여/대처그늘 탈피 중도노선 펼듯【런던=원인성특파원】 9일 실시된 영국총선은 당초의 예상을 뒤엎고 존 메이저 총리의 보수당이 안정의석을 확보하는 승리를 거두었다. 이날 승리로 보수당은 79년 대처이후 4번의 총선에서 잇달아 승리,전후 최장기 집권의 기록을 세우게 됐다. 4번 연속승리는 금세기들어 처음있는 일로 불리한 여건속에서 정치도박에 성공한 올해 49세의 메이저는 개인적으로도 확고한 정치적 기반을 다질 수 있게 됐다.

이번 총선결과는 영국 언론들과 패배한 노동당,그리고 보수당의 일부 지도부까지 놀라움을 표시할 정도로 전혀 예상밖이었다. 메이저는 여론조사에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선거를 공표했는데 이런 여건에서 집권당이 승리한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더욱이 보수당은 선거운동 기간중에 실시된 50여건의 여론조사에서 줄곧 3% 안팎을 뒤져왔기 때문에 과반수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한 전문가는 거의 없었을 정도였다. 이 때문에 보수당이 6%가량을 앞선 것은 기적적인 「막판 뒤집기」로 평가되고 있다.

보수당이 경제불황과 10%에 가까운 실업률,장기집권에 따른 염증 등 온갖 악재에도 불구하고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로는 역시 메이저의 개인적인 인기가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는 선거운동 기간중 인기도가 하락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주요 3당의 지도자중 가장 높은 인기를 누려왔다. 이와달리 키녹 노동당 당수의 낮은 인기는 노동당이 집권에 실패한 한가지 요인이 됐다. 노동당의 차기당수로 지목되고 있는 섀도 캐비닛의 재무담당 존 스미스는 상대적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 한 여론조사에서는 스미스가 당수를 맡았을 경우 최소환 5%이상 당의 지지도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또 하나의 승인으로는 당초 예상된 정국불안에 대한 견제심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의 여론조사는 어느당도 과반수를 얻지 못하는 여소의회가 될 것으로 전망했고 정당간의 불안한 제휴,비례대표제의 도입에 따른 양당구도의 붕괴,스코틀랜드의 자치 등 급격한 변화는 영국의 정치는 물론 경제까지 혼란에 빠뜨릴지 모른다는 불안심리가 퍼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승패를 가른 가장 중요한 이유는 보수당이 신뢰를 잃었음에도 노동당이 이를 대체할 만한 수권정당으로 신뢰를 얻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국민들이 보수당에는 염증을 느끼고 변화를 바랐지만 노동당 정권이 가져올 급격한 변화를 두려워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노동당은 지난 87년 선거에 비해 6%의 득표율과 40석이상의 의석을 늘리는데는 성공했지만 집권에 필요한 지지를 끌어내는데는 역부족이었다.

메이저는 악조건속에서 치러진 이번 총선에서 승리를 이끌어냄으로써 전임자 대처의 그늘을 완전히 벗어나 독자적인 영역을 굳힐 수 있게됐다. 메이저가 이끄는 보수당은 대처시절의 극우노선에서 탈피,보다 적극적으로 유럽공동체(EC) 통합에 나서는 등 중도노선을 택할 전망이다.

선거를 앞두고 핵심이슈로 떠올랐던 선거제도의 개혁과 스코틀랜드의 자치 등 근본적인 변혁은 앞으로도 상당기간동안 유보될 수 밖에 없게됐다. 메이저는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완강한 거부의사를 밝혀왔고 선거에서 승리한 만큼 다음 선거때까지는 다시 잠복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패배한 노동당은 앞으로 당지도부 개편 등 상당한 진통을 겪게될 것으로 보인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