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각회동이후 운신의 폭 줄어/「차세대」와 각축 “위상손상” 부담민자당내 반YS진영의 「대부」격인 박태준 최고위원의 발걸음이 최근들어 다소 무거워졌다.
민정계의 관리자로서 박 최고위원은 일찌감치 경선출마를 공식선언하고 나선 김영삼대표에 맞서 중진협의회를 이끌며 사실상 반YS진영의 후보단일화 작업을 주도해왔으나 경선구도 향방이 예상보다 낙관적이지는 않다는게 박 최고위원측의 진단이다.
「민주계민정계」의 구도로 출발한 대권후보 경선구도가 「친YS반YS」로 양분됐었으나 노YS,노JP,YSJP의 연쇄회동이후 박 최고위원의 입지가 좁혀지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박 최고위원의 「힘」을 최대로 발현할 수 있는 후보단일화 작업도 현재로서는 그다지 희망적으로만 볼 수 없어 박 최고위원으로서는 안팎에서 「협공」을 받고 있는듯한 형국이다.
게다가 15일만에 당무복귀한 김종필 최고위원이 9일 공식적으로 경선 불출마를 선언함으로써 박 최고위원도 같은 최고위원으로 출마입지가 다소 어려워졌다는 지적도 있어 한층 「운신의 폭」이 좁아진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이제까지 명시적으로 본인의 출마의사를 공식표명하지는 않았지만 또한 부인하지도 않았던 박 최고위원으로서는 이제 「YSJP합작설」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반YS진영의 후보단일화도 안되는 최악의 경우에 대비,결단을 준비해야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더욱이 9일의 노태우대통령과 김영삼대표와의 청와대 회동에서 자유경선 원칙이 재확인됐고 경선결과 승복도 합의하는 등 그동안 반YS진영에서 주장해온 경선의 대원칙이 수용된만큼 박 최고위원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무엇보다 후보등록이 시작될 때까지의 10여일 동안 반YS진영의 후보단일화 성사에 진력,표면적으로 중립적 입장을 내세우고 있는 JP의 지지를 획득하는 일이 최선의 길이라는 얘기다.
박 최고위원의 한 측근은 『노김 회동에서 완전 자유경선이 재확인 되었고 특히 김 대표가 경선결과에 승복하겠다고 한 이상 전당대회에서의 표대결은 피할 수 없게됐다』며 『앞으로 후보단일화와 세확산에 주력할 것』이라고 박 최고위원의 심중을 전달했다.
이를 위해 박 최고위원측은 지난 8일 5차 중진협 모임을 가진 이후 지구당 개편대회로 인해 오는 13일에야 열리는 중진협의회 6차 모임전까지의 공백기간을 십분활용,이종찬 이한동 박철언 의원 등 중진들과 막후접촉을 통해 후보단일화의 가닥을 잡는다는 단기전략을 세워 놓고 있다.
지금까지 반YS쪽으로 간주해왔던 김종필 최고위원이 8일 하오 노 대통령,김 대표와 연쇄회동을 갖고난 이후 중립을 선언한 것을 두고 일단 반YS진영에서 발을 뺀 것으로 보고 「김김 묵계」가 있었을지 모른다는 의구심을 떨쳐버리는 처방도 후보단일화에 있다는게 박 최고위원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박 최고위원이 「전가의 보도」로 여기고 있는듯한 반YS진영 후보단일화의 전망이 밝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이를 반영하듯 박 최고위원의 측근은 10일 『저쪽에서 제한경선을 취소하고 완전 자유경선을 수용하겠다고 나선 마당에 반드시 후보단일화를 고집할 이유는 없다』며 『다만 후보단일화를 위해 최대한 노력한다는 의미가 중요할 뿐』이라고 언급.
따라서 후보단일화 논의가 지지부진할 경우 박 최고위원은 함께 경선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이종찬 이한동 박철언의원 등과 더불어 독자출마의 길을 선택해야할지도 모른다.
사실 박 최고위원은 중진협의회 첫 모임때부터 『나를 배제하고 적절한 인물을 골라보자』며 「명경지수론」을 펴왔으나 본인의 출마여부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언급을 피해왔다.
그러나 경선정국이 전개된 이후 1백여명 이상의 원내외 위원장을 만난결과 「상당수」가 박 최고위원의 출마를 권유했고 특히 20여명은 『박 최고위원이 나서지 않으면 단일화가 곤란하다』며 「압력」을 가하는 바람에 내심 경선출마를 심각히 고려하게 됐다는게 박 최고위원측의 주장이다.
하지만 박 최고위원이 단독 출마하는 경우 경선에서 반YS쪽의 대의원 표를 획득하는데는 비교적 유리한 입장이지만 대선까지 가는 여정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은 형편이다.
우선 박 최고위원의 출마를 어떻게 저지하겠다는 친YS진영의 엄청난 견제를 돌파해야 하고 반YS진영의 「차세대 지도자」들과 함께 나섬으로써 자칫 그동안 갖고있던 민정계의 「관리자」로서의 위상이 손실될 정치적 부담감도 안고있다.
무엇보다도 노 대통령의 의중이 과연 「1노2김」의 구도하에 암묵적으로 김 대표를 지지할 것인가의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박 최고위원의 행보를 가름하는 중요단서가 될 것이다.<신재민기자>신재민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