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경찰서는 8일 조창수군(20·공원)을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구속했다.조군이 위조한 사문서란 지난해 12월 경기 포천군 포천읍 사무소에 제출했던 혼인신고서 4통. 조군은 「17살짜리 딸의 신세를 망친」데 분개한 「장인」에 의해 지난 6일 경찰에 고소당했다.
조군의 아내 조모양은 중학 3년때인 재작년 10월 가출했다. 국민학교 1학년때 어머니가 이혼,새엄마 밑에서 정을 붙이지 못한채 어려운 환경에서 커오던 조양은 그보다 앞서 집을 나가버린 여동생을 찾아오지 않는다고 아버지마저 나무라자 「미련없이」 집을 나왔다.
화양동 봉제공장에서 일하던 조양은 야학에서 가구공장에 다니는 조군을 만났다.
이들은 만난지 단두달만에 결혼하기로 합의,조군의 직장이 있는 포천읍에 보증금 30만원짜리 단칸방을 빌려 동거생활을 시작했다.
이웃들로부터 듣는 『새댁』소리에 마냥 행복해 하던 조양은 아기를 갖게 되자 『이 기쁜 소식을 아버지에게 알리기 위해』 서울 성동구 마장동 「친정」을 찾았으나 이미 이사를 간 뒤였다.
『출생전에 빨리 호적에 올려야 산모와 아기가 의료보험혜택도 받을 수 있다』는 주위의 권유에 마음이 급해진 이들은 조양 아버지의 도장을 새겨 혼인신고까지 마쳤다.
이달초 어렵게 연락이 닿은 「친정아버지」는 기막힌 사정에 대경실색,『결혼이 철부지들의 불장난이냐』며 혼인무효신청과 함께 조군을 고소했다. 일단 혼인무효신청을 해놓으면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마음이 바뀌어도 「이혼녀」는 되지않을 것이라는 것이 조양 아버지의 생각이었다.
생후 3개월된 아들은 「시댁」에,남편은 경찰에 각각 「빼앗긴채」 친정집에 가두어졌던 조양은 8일 하오 몰래 빠져나와 남편을 면회하러 경찰서에 달려왔다. 분홍색 운동화에 청바지차림의 조양은 애엄마가 아닌 10대 소녀의 앳된 모습 그대로였다.
면회를 주선해주던 경찰들은 『왜 내남편,내아들과 행복한 삶을 빼앗느냐』며 우는 철부지의 호소를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곤혹스런 모습이었다.<이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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