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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가꾸기 모임」 회원들/「알몸」섬에 푸른 옷 입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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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가꾸기 모임」 회원들/「알몸」섬에 푸른 옷 입힌다

입력
1992.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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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키나무 백그루 식수/8일/울릉도주민 120여명 “정성”/실패교훈 강한 수종만 골라/“사후관리 위해 출입 자유를”동해 거센바람을 알몸으로 버티어오던 독도가 푸른 옷을 입게 된다.

울릉도 애향회 등 독도를 아끼고 사랑하는 울릉도 주민들로 구성된 「푸른 독도 가꾸기모임」(회장 이예균·42·회사원·울릉읍 도동)은 오는 8일 독도의 서도에 80∼1백㎝ 크기의 나무를 심기로 했다.

독도에는 지난 73년부터 사회 각 단체들이 10여차례에 걸쳐 1만1천여 그루의 나무를 심었으나 10% 정도만 살아남고 그나마 키가 30㎝도 채 안되는 작은 것들 뿐이었다.

그러나 푸른 독도 가꾸기모임은 지난 90년 산림청·경북도·울릉주민과 함께 조사한 「독도 생태계연구」 결과에 따라 이번에는 독도를 녹음이 짙은 섬으로 가꾸기 위해 특수조림을 실시키로 했다.

회원들은 이곳 자연환경에 잘 적응하는 동백·향나무·섬괴불나무·보리장·해송 등의 수종만 골라 울릉도에서 운반해간 객토용 흙 위에 심되 80∼1백㎝의 장신나무들이 제대로 활착할 수 있도록 사후관리도 철저히 할 계획이다.

이번 서도 식수에는 「푸른 독도 가꾸기모임」 회원을 비롯,군청·교육청 직원 등 70여명이 참가하며 1백그루의 나무와 9백㎏의 객토용 흙을 운반키로 했다.

「가꾸기모임」의 회장 이씨는 『지금까지 독도에 심어진 나무들이 제대로 자라나지 못하는 것은 생색내기에 급급하는 등 참사랑이 부족한데다 사후관리가 전혀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서도의 물골에서 흐르는 민물을 섬 정상으로 끌어올려 자동분무기를 가동,물주기를 해결하고 나무에 달라붙는 소금기를 씻어내 고사를 방지한다는 것.

향토애와 순수한 독도사랑에 전념하고 있는 「가꾸기모임」이 정식발족한 것은 지난 88년.

72년부터 독도 식수운동을 펴온 울릉산악회·애향회 등이 「푸른 독도 가꾸기모임」으로 단일화됐다.

그러나 푸른 독도 가꾸기운동이 활성화되면서 되레 독도가 훼손되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일부 단체들은 식수를 빙자해 독도에 들어가 기암괴석을 훼손하거나 채취하고 이곳에 서식하는 괭이 갈매기알을 담아가는 등 오히려 독도의 자연환경을 황폐화 시켰다.

이에 「푸른 독도 가꾸기모임」은 한때 식수계획을 중단,산림청과 경북도에 생태계 정밀조사를 요청하고 식수를 빙자한 독도 파괴행위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집단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입회비 1만원에 매월 회비로 5천원을 내고 있는 회원들은 이번 독도 조림사업과 같은 행사때는 특별기금을 자진 납부하기도 했다.

참여회원은 매년 늘어나 결성당시 12명이던 것이 현재는 준회원까지 합쳐 1백20여명으로 불어났다.

회원의 계층도 사업가·농업·교사·회사원 등 다양하며 연령층도 20대에서 60대까지 폭넓다.

그러나 이들이 가장 가슴아파하는 것은 분명 우리국토가 틀림이 없는데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없는 현실이다.

2시간여만 가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두고도 관계당국의 허가없이는 출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 89년 독도 전역에 뿌린 구아노비료로 인해 섬 전역이 푸른억새풀로 우거진 모습을 보면 가슴이 뿌듯하다는 이 회장은 『가고 싶을때 항상 독도에 찾아가 나무를 심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출입을 자유화해 줄 것을 요청했다.<울릉=유명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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