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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4 총선이후 정계구도(정국은 변화되는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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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4 총선이후 정계구도(정국은 변화되는가:10)

입력
1992.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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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의 대권구상/부동의 후보들 “승산있는 게임”/총선득표에 고무… 민생전략 주력/호남색 탈피·강성이미지 희석 위한 다각포석 안간힘/민주/3색전 “해볼만”… 두김 퇴진론 강조/경제경륜·영호남 반사표 기대… 대현대 실질단절 고심/국민▷국민당◁

오는 12월의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민주당내에서 엿보이고 있는 「평온」은 단순한 가장만은 아닌듯하다.

김대중대표가 4일 부산서도 밝혔듯이 『4월중에는 대권문제를 거론하지 않고 5월말 전당대회를 열어 후보를 결정한다』는 계파간 합의가 총선직후 자연스럽게 이뤄졌으며 현재로서는 이같은 합의가 흔들릴 아무런 변수가 발견되지 않고있다.

이같은 대권문제와 관련한 평온은 김 대표의 압도적인 지배력이 낳은 결과로서 내용상으로 이미 후보가 확정된 것과 진배없기 때문이다.

이기택 대표가 「DJ 자동후보론」에 펄쩍 뛰며 『아직은 고정관념을 가져서는 안된다』고 말하는 등 「도전의사」를 기회있을 때마다 시사하고 있으나 민주계 내부에서조차 팽팽한 경쟁에 대해서는 그리 큰 기대를 걸지 않고 있다.

한편으로 3.24총선을 통해 단일세력 형성 가능성을 높인 재야출신 또는 학생 운동권출신 인사들이 변수로서 거론될 수 있다. 그러나 아직은 공개적인 도전을 고려하기엔 세부족이라는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이들은 「포스트 DJ」를 겨냥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민주당의 대권전략은 「DJ후보」라는 단일구도안에서 구상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민주당은 김 대표가 직접 『현재의 민주당이 역대 어느 야당보다 대권에 근접해 있다』고 언급했듯이 은근히 자신감에 차있다. 이같은 자신감은 야권통합 이후 첫 시험대였던 총선에서의 「상대적 승리」에 기초를 두고 있다.

민주당이 총선결과서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수도권과 중부지역에서의 지지율 상승. 비 호남지역에서 여당과 국민당후보들의 집중포화를 뚫고 올라온 고른 지지율은 통합이미지를 유지하는 한 대통령선거에서도 통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심지어 부산에서도 19.4%의 표를 얻은 것을 두고 김 대표측은 「괄목할만한 변화」라고 주장하고있다.

민주당은 특히 총선에서 나타난 여거부현상에도 불구하고 민자당이 곧바로 대권다툼에 들어가 있는 상황을 「유익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김 대표의 은근한 자심감이 탄탄해지기 위해서는 몇가지 장애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가장 큰 두가지 난제는 「호남색 탈피」와 「강성이미지」 희석이다.

김 대표는 이미 총선전후의 행동을 통해 이 두가지 문제의 해소책을 시험했다.

공천 과정에서 민주계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는 모습으로 통합이미지를 극대화했으며 광주 유세포기 등의 다양한 방법이 동원됐다.

신민계 일각의 독식주장을 누르고 당직개편·지도부개편 등에서 실세 이상의 자리를 민주계에 할애한다는 것 역시 김 대표의 복안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주요변수인 전당대회후 이 대표의 위상문제와 관련,김 대표 측은 이 대표를 배려하는 여러 방안을 강구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강성이미지 희석」의 방안으로 제기되고 있는 것이 「신DJ론」이다. 정치문제보다는 물가등 경제현안과 치안·교통문제에 치중하는 유연전략을 채택,반 DJ성향의 국민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걸음 더 나아가 과거의 자신에 대한 부정이 근거없는 선입견에서 비롯되었음을 알리면서 국가 경영자로서의 모습을 강하게 부각시키겠다는 것이다. 군 부재자 투표에 대한 대응이 좋은 예가 될 수도 있다.

또 총선이후 기회가 있을때마다 경제문제를 집중 거론하면서 『현대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경제철학』이라고 강조하는 것도 과거의 투사적 이미지를 탈피해 나가겠다는 생각에서 비롯되고 있다.<황영식기자>

▷국민당◁

국민당의 정주영 대표는 지난 3일 대선출마의사를 분명히 밝힘으로써 기성정치권의 「대권가도」에 합류했다.

77세의 고령이지만 정치에 있어서는 신인인 정 대표가 이번 총선에서와 같이 대권 가도에서도 돌풍을 일으킬수 있을지를 놓고 벌써 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총선결과 국민당이 하나의 정치세력으로 자리잡았을 뿐 아니라 정 대표 개인에 대한 지지도 역시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정 대표의 대선출마는 전체 대선정국에 주요변수로 작용할게 틀림없다.

정 대표는 이번 대선출마의사 표명 훨씬 전부터 대권에 대한 뜻을 품어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정치에 대한 동기는 정 대표의 말대로 『평생 일군 기업이 80년 국보위에 의해 통폐합될 때』 이미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대권도전에 대한 의지가 확고해진 것은 세금파동이 있었던 지난 해말 또는 최소한 지난 1월말 국민당창당 시점부터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때는 정 대표의 출마의사가 단지 다른 목적을 위한 우회전략이거나 YS 등과의 합작에 대비한 사전정지작업의 일환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으나 현단계에서 정 대표의 대선출마는 부동의 「상수」로 굳혀져가고 있는 느낌이다.

또 국민당내에서 유일한 후보대안이라 할 수 있는 김동길 최고위원도 일찍부터 『정 대표를 후보로 밀어야 한다』고 밝혀왔기 때문에 국민당의 후보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는 사실상 정 대표 단일후보체제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국민당은 정 대표가 민자·민주의 후보와 3파전을 벌일 경우 해볼만한 싸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관련, 국민당은 정 대표의 강점을 크게보아 3가지로 꼽고있다.

우선 총선에서 나타났듯이 국민들이 기성정치권의 파당성과 정쟁에 식상하고 있다는 측면이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두 김씨는 과거 군사독재시절 야당투사로 고생한 분들』이차고 평가하면서도 『그러나 냉전이 끝난 지금은 지나간 인물』이라며 「두김 퇴진론」을 자극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6공의 경제실정과 이에 대비되는 정 대표의 기업경륜을 꼽는다. 정 대표의 추진력과 경륜이 유권자들의 경제부흥심리에 맞아떨어진다는 주장이다.

또하나 강점으로 드는 것은 지역감정에 따른 반사이익. 민자·민주가 영호남으로 세력기반을 분할하는 틈새를 비집고 정 대표가 서울 경기 강원 충청 등 중부권의 표를 집중 공략할 수 있다는 얘기이다. 국민당은 이와 관련, 지난 선거에서 강원도바람이 크게 불지않아 대통령 선거에서 반사행동이 있을 수 있고 이북 출신 실향민들 역시 정 대표쪽에 기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반면 정 대표의 약점이 적지않은 것도 사실. 기본적으로 정 대표와 현대와의 관계를 어떻게 단절시키느냐가 국민당의 최대 고민이다.

유권자들이 총선에서는 「어차피 소수당」이라는 판단아래 현대와의 관계를 크게 문제삼지 않았으나 정권이 달린 대선에서는 이점을 결정적으로 의식할 수 밖에 없으리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국민당은 이에 따라 정 대표의 현대주주권 포기 공증 등으로 관계단절의 모습을 보이려 애쓰고 있으나 아직 국민적 공감을 얻기에는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정 대표는 대선 직전보다 강도높은 「단절선언」을 할 공산이 크다.

이밖에 정 대표의 나이가 『과연 5년간 국정을 수행할 수 있는가』라는 시비를 불러일으킬 것이며 기타 개인적인 문제와 관련한 상대후보측의 「흠집내기」가 집중적으로 행해지리라는 점을 예상할 수 있다.

이에 불구,국민당관계자들은 『총선보다 「상품」(정 대표)이 좋기 때문에 해볼만하다』며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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