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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어머니/오미환 생활과학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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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어머니/오미환 생활과학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2.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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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은양 선고공판에서 함께 구속기소된 김양의 남자친구 김진관군의 어머니는 법정에서 아들과 보은의 뺨을 쓰다듬으며 어깨를 안았다.그는 아들을 불행과 묶는 끈이 된 보은양에 대해 「원망보다는 불쌍하다」고 말했다.

『내 아들이 착해서…막된 놈이었다면 보은을 모른척 했을텐데…』 그의 말에는 두 젊은이에 대한 안타까운 연민과 사랑이 가득했다.

보은의 어머니도 『내 딸만 아니었다면…진관의 어머니에게 미안하다. 10년 넘게 남편에게 시달리면서도 어디에도 호소할 데가 없었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이 도와줘서 너무 고맙다. 이번일로 진관군과 동료학생들을 아들로 얻었다』며 목이 메었다.

두 어머니는 아들과 딸에게 각각 7년,4년 징역형이 선고되자 눈물에 파묻혔다. 법정 안팎을 가득 메운 학생,여성단체 관계자,가족들 틈에서는 순간 고함과 분노,눈물이 터져나왔다.

보은양과 진관군은 대학 입학후 알게됐고 지난해 5월 보은양은 자신의 참혹한 12년을 그에게 고백하며 『죽고 싶지만 용기가 없다…길들어졌나 보다…도망칠 곳이 없다』고 했다.

진관군은 그뒤 방황하며 보은양의 아픔을 함께 괴로워하다 끝내 김양과 함께 살인을 저질렀다.

진관군이 지난 28일 구형공판에서 한 최후 진술의 마지막 말은 『보은이를 미치지 않고 잘 자라게 해준 하느님께 감사한다』는 것이었다.

12년간의 지옥같은 성폭력에 시달린 여대생과 그를 사랑한 남자친구가 결국 폭행범을 살해하고 청춘을 압수당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이들의 고통을 누구도 해결해주지 못한 우리사회에 이번 사건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딸을 감옥에 보내게 된 두 어머니는 또 앞으로 어떤 막막한 세월을 견뎌야 할것인지….

공판 뒤 기자회견에서 「김보은·김진관 공동대책위」 박상희 공동위원장은 『성폭력 추방은 바로 우리 어머니·반려자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이 두 젊은이를 구하는데 다같이 힘을 모아줄 것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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