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일 동안 건국대 교내 구 도서관 앞뜰에 보기 흉한 모습으로 차려져 있던 비닐막사와 책·걸상 등 집기가 3일 상오 교직원과 학생들에 의해 깨끗이 치워졌다.이 비닐막사는 지난달 18일 총학생회가 등록금 투쟁을 위한 임시본부로 가설해 놓은 것으로 지금까지 50명 정도의 학생이 매일 이 안에서 철야농성을 하며 「투쟁의지」를 다져온 곳이다.
신학기 개강과 함께 재연돼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였던 이 학교 등록금 투쟁은 전날 저녁 학생대표들이 「투쟁끝」을 결의함으로써 예상보다 빨리 막을 내렸다.
투쟁이 장기화되면서 일반학생들의 참여나 호응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최근 재단측이 전입금 6억원증액을 제안하자 학생회 지도부는 투쟁계속여부를 직접 학생들에게 묻기로 결정했다.
지난 2일 하오 5시 학생회관에서는 각 단과대와 과대표들이 모여 격렬한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투쟁강행파 학생들은 『올해 등록금이 평균 10만원씩 올랐으므로 1년이면 24억원의 엄청난 학생 수입증가분에 비춰볼때 고작 6억원밖에 안되는 재단전입금증액에 감지덕지해 투쟁을 포기할수는 없다』 『강도 높게 투쟁해 반드시 등록금 인하를 관철하자』고 소리높여 주장했다.
이에 대해 투쟁정리파들은 『학생대중들의 수준과 정서에 맞춰 융통성있게 대처하는 것을 투항으로 매도해서는 안된다』 『어느정도 성과를 거둔만큼 투쟁을 정리하자』 『등록금에만 매달릴 경우 신입생 체육대회를 비롯한 전체 학생회 일정에 차질이 생긴다』고 반박했다.
양측입장이 평행선만 그어가자 학생들은 투표로 결정키로 했다. 결국 개표결과 재적대의원 84명중 77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56대 19,기권 2표로 투쟁종료안이 채택됐다.
반대했던 학생들도 『대동단결」 구호를 외치면 선선히 주장을 철회하는 모습도 종전에는 쉽게 보기힘든 것이었다.<이민호기자>이민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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