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시장 한국산 이젠 사라졌다/41개 품목중 철강·차등만 연명/일 생산기지 이전후 급속붕괴우리 상품이 미국시장에서 내쫓기고 있다. 몇년전까지만해도 미국상가의 진열대 앞자리를 차지했던 우리 상품들이 뒤켠으로 밀려나더니 이제는 대부분이 자취마저 사라져 버렸다.
신발 의류 가전제품 통신기기 등 우리의 주종 수출상품들이 중국과 동남아의 공세에 손쓸틈 없이 시장을 내주고 「찬밥」 신세로 전락한 것이다.
2일 무공이 현지조사를 토대로 작성,상공부에 제출한 「미국시장에서의 경쟁상황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41개 주력 수출상품 15개 품목이 중국에 추월당했다고 20개 품목은 말레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국가에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료에 따르면 의류 신발 등 노동집약상품은 중국에,VTR 팩시밀리 전화기 등 기술경쟁 상품은 일본상표를 붙인 동남아산에 무참하게 패배,철강제품과 자동차 등 일부제품을 제외하곤 거의 발붙일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지난 89년 미국 수입제품 시장의 11.6%를 차지했던 한국산 의류의 점유율은 지난해 8.1%로 하락했으나 중국은 89년 12.2%에서 지난해에는 13.5%로 높아졌고 발전기 및 전기모터도 우리 상품은 2.5%대에 그치고 있는 반면 중국산은 89년 0.8%에서 지난해 3.1%로 우리를 앞질렀다.
전기다리미 토스터 전자레인지 등 전열기기의 경우 우리상품의 점유율은 89년 23.5%에서 90년 19.1%,91년 15.2%로 매년 감소하고 있는데 반해 89년 7.1%에 불과하던 중국산은 지난해 무려 21.9%로 급성장했다. 전열기기중 우리상품이 60%내외 차지하고 있던 전자레인지의 경우에도 일본의 산요와 샤프가 태국에서 현지생산을 개시한 이후 한국산은 지난 3년동안 10%포인트 가량 떨어진 반면 태국산은 89년 3.6%에서 지난해 9.3%로 늘어 한국산을 추격하고 있다.
라디오는 우리나라가 89년 12.8%에서 지난해 9.2%오 하락한 대신 중국은 같은기간 11.5%에서 12.8%로,아세안은 19.3%에서 23.7%로 증가했다. 특히 일본의 소니 마쓰시타 산요 도시바 등이 진출해 있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의 신장세가 두드러져 84년 0.4%였던 말레이시아는 90년 10.8%로,싱가포르는 같은 기간동안 6.7%에서 11.1%로 각각 늘어났다.
VTR의 경우 우리나라는 일본에 이어 2위의 미국수입시장 점유국 이었으나 지난해 아세안에 밀렸다. 한국산이 89년 18.3%의 점유율에서 지난해 15.1%로 감소한데 비해 일본 오리온그룹의 현지공장이 있는 태국을 중심으로 한 아세안은 89년 4.5%에서 지난해에는 무려 18.3%로 우리나라를 따돌렸다. 컬러TV도 우리나라가 지난 3년동안 9.5%대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동안 85년 3.7%에 불과했던 말레이사아가 10%대로 올라섰다.
전자계산기 타자기 등 사무용기기는 한국산이 지난 89년 7.1%의 시장점유율에서 91년 4.4%로 준대신 이 기간중 중국은 3.1%에서 6.4%로,아세안은 11.4%에서 14.6%로 늘어났고 카메라도 우리나라는 1.9%에서 1.4%로 하락했는데 비해 89년 2.8%였던 아세안은 지난해 7.4%로 확대됐다. 미놀타 캐논 펜탁스 등 일본 업체들이 대거 아세안 국가로 생산기지를 이전했기 때문이다. 신발 완구 플라스틱 제품 시계 등도 마찬가지다.
중국이나 동남아 지역이 아직 본격 생산체제를 갖추지 못한 자동차나 철강 등 일부 제품만 우리나라가 완전한 우위를 지키고 있는데 현재 이들 국가에 비해 점유율이 높은 금속제 양식기 등 일부제품도 일본과 대만 등의 생산시설 해외 이전으로 우위를 장담할 수 없게됐다.
우리상품이 미국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중국의 적극적인 외국기업 유치와 저임금을 무기로한 생산제품의 수출확대 정책 및 일본과 대만·홍콩 등지의 대동남아 생산기지 이전에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특히 이들 국가의 생산제품이 우리 상품의 아성이던 중급품이란 점에서 획기적인 대책이 없는 한 우리 상품은 조만간 최대의 수출시장인 미국에서 자취를 감추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이종재기자>이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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