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굴 밀까” 지분유지 고심/“효용 극대화” 판세읽기 골몰/「세대교체」 접근속 다각 모색/「단일화」 난항땐 공화계 독자후보 가능성도김종필 최고위원의 『침묵』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5월19일로 예정된 민자당 전당대회를 향한 대권 레이스가 숨가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9일째 자택에 칩거중인 김 최고위원의 의중에 당내 대권주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이 이끄는 공화계는 이번 총선에서의 참패로 상당한 세위축을 당한 것은 사실이나 전당대회의 표대결은 13대 국회판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어 전체 대의원수의 약 11%(7백명)를 확보하고 있는 김 최고위원의 「역할」이 대권경선 향배가 강력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3당 통합의 주역으로 그가 갖고 있는 정치적 「상징성」 역시 지명획득 과정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현재 민정계의 경선출마 예상자들인 박태준 최고위원과 이종찬·이한동의원이 이번주들어 각기 청구동 자택으로 김 최고위원을 면담,「협력」을 요청한 것도 이같은 김 최고위원의 「비중」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김 최고위원은 현재까지 좀처럼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자파의원과 당지도부의 거급된 당무복귀 요청에도 불구,총선결과가 드러난 지난 25일 새벽부터 자택에서 두분불출한채 침묵과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측근들은 이런 김 최고위원의 태도를 선거참패에 따른 「자숙」의 의미로 받아들여 줄것을 주문하고 있다.
최고위원 한사람으로서 뿐만 아니라 공화계의 본거지인 대전·충남지역에서의 「몰락」에 우선 책임을 져야한다는게 김 최고위원의 생각이라는 설명이다.
때문에 현상태에서 대권문제와 관련한 김 최고위원의 공식적인 입장표명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것이다.
또 김 최고위원의 장기은둔은 지난달 27일 5월 전당대회를 전격 결정한 노태우대통령과 김영삼대표가 결정과정에서 자신을 배제한데 대한 항의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을 측근들은 숨기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런 가운데에서도 김 최고위원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당내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며 「판세읽기」에 들어가 있음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칩거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핵심측근은 김용환의원을 자택으로 불러 민정계 중진들과의 접촉결과를 보고받고 있다.
또 민정계 대권주자들의 방문면담을 통해 그들의 생각을 여러 각도에서 저울질 하고 있다.
그럼에도 김 최고위원이 여전히 선뜻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은 그의 「총선책임론」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당내 소수파인 공화계와 자신의 효용가치를 결정적 시기에 극대화 시키기 위해 시간벌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재 김 최고위원이 민정계 중진의원중 정서적으로 가장 호감을 갖고있는 사람은 이종찬의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이미 지난해부터 『차세대 주자는 이종찬·이한동 레벨』이라고 평가한바 있고 이 의원도 총선 과정에서 부여의 정당연설회에 연사로 참석해 『JP는 내가 어려울때 의논하는 지도자』라고 추켜세울 정도로 상호유대의 폭을 넓혀왔다.
또 김 최고위원이 칩거기간중 이번 총선 민의를 「세대교체」로 규정했다는 측근들의 언급을 감안할때 평소 새정치 이미지를 쌓아온 이 의원이 김 최고위원의 「지원대상」에 유력하게 접근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같은 중부권 출신인 이한동의원도 경기출신 의원들의 지지기반과 TK의 거부감이 적다는 상대적 강점을 내세워 김 최고위원에게 접근하고 있다.
최근 경선출마 결심을 굳히고 잇단 반 YS계 모임을 주도하며 세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박태준 최고위원도 2일 김 최고위원을 방문,1시간동안의 단독요담을 통해 자신에 대한 지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최고위원측은 지난 1월 당내 대권갈등때 김 최고위원과 공동보조를 취했다는 점을 들어 협력가능성을 점치고 있는 상태.
박 최고위원의 경우 이종찬의원을 포용한 민정계 단일후보로 나설 수 있을지가 김 최고위원의 지지여부를 판가름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와함께 최근 민정계의 후보단일화 작업이 후보 「난립」으로 난항을 겪으면서 공화계의 김 최고위원 독자후보 옹립 주장도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는 형국.
또다른 가능성은 김 대표와의 전격제휴 방안이나 김 최고위원의 평소 행보를 감안할때 실현가능성이 적다고 봐야할 것 같다.
이처럼 김 최고위원은 다각도로 자신과 공화계의 진로를 모색하고 있으나 쉽게 결단을 내리지 않을 것 같다.<유성식기자>유성식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