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목련이 수줍은듯 순백의 꽃망울을 떠뜨리고 있다. 양지쪽 언덕엔 진달래가 연분홍빛 화사한 미소를 머금고 저만치 피어 있다. 어느새 민들레와 토끼풀도 파릇파릇한 잎새를 뽐낸다. 할미꽃도 분홍·노랑·자주·보라 등 현란한 빛깔로 번져가고 있다. ◆아무래도 봄의 화신은 목련과 개나리다. 목련은 「목필」 「옥수」 「북향화」라고도 한다. 목필은 목련의 꽃봉오리가 붓모양 같다고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옥수는 흰 목련의 꽃잎이 마치 옥돌 같다고 해서 나온 별명. 북향화는 목력이 피기 시작할무렵 꽃봉오리가 모두 북녘을 향하고 있는데서 연유됐다. ◆샛 노란 개나리는 아무데서나 쉽게 자라고 또 서민들이 사랑하는 꽃이라서 더욱 좋다. 개나리가 황금빛으로 물들여지면,애기씨 꽃과 벚꽃이 다투어 핀다. 그 화사한 노랑빛은 화기에 넘쳐 친근감마저 느끼게한다. 개나리가 꺾이고 밟히면서 다시 솟아나는 왕성한 생명력이 우리나라 민족성을 닮은 것 같아 애틋하다. ◆우리선조들도 개나리를 몹시 사랑했다. 우리의 민요 꽃타령에도 『철쭉꽃,복숭아꽃,애기씨꽃,이꽂 저꽃 다버리고 개나리 꽃네로구나』라고 찬탄했다. 호암 문일평은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마다하지 않고 늘 화사한 웃음을 머금은 개나리야말로 우리정서에 맞는 꽃』이라고 주장했다. 그래서 청초한 개나리를 「야백합화」라고도 부른다. ◆우리겨레는 개나리꽃의 낭만을 안고 어둡고 괴로운 긴 겨울을 견디어 왔다. 활짝핀 개나리꽃과 함께 우리의 민주정치도 만개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나 우리의 봄은 대권을 향한 유유상종과 이합집산으로 벌써부터 어지럽다. 여야없이 민주적 절차에 따라 대통령후보르 빨리 확정치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