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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유 회장 조기사퇴 거부/재계분열 혼미거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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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유 회장 조기사퇴 거부/재계분열 혼미거듭

입력
1992.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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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자금 모금 첫 공식시인/“국민 정 대표 주권포기 효력의심”/총선뒤 첫 기자간담·단체장회의14대 총선기간중 일부 재벌그룹간 정면충돌로 야기된 재계의 분열은 총선 이후에도 당사자들은 물론 재계 지도부에서 적극적인 사태수습책을 모색하지 않고 있어 장기적으로 혼미를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 등 재계 수뇌부는 지도부 쇄신을 요구하는 재계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임기전 사퇴를 고려치 않고 있으며 그밖에 효과적 대안도 마련치 못하고 있다.

31일 유창순 전경련 회장은 총선이후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재계의 분열상에 우려를 표명하고 화합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으나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유 회장은 또 전경련 회장단 개편론에 관해서 자신은 내년 2월(임기만료)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사임할 것이라고 말해 조기사임할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유 회장은 지도부에 새바람을 불어넣는 것은 필요하나 전경련 회장단의 경우 지난 2월에 이미 총회를 마쳐 새 지도부를 구성하기에는 절차상의 제약이 있다고 말했다.

유 회장은 재계 화해를 위한 모임을 주선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자연스런 기회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해 현재로서는 재계화합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갖고 있지 않음을 드러냈다.

유 회장은 총선을 앞두고 전경련 등 경제단체가 정치자금을 모금했는지 여부에 대해 회원사들의 자발적 요청이 있어 직접 모금은 않고 사무처리만 했다고 밝혀 처음으로 모금사실을 공식 시인했다.

한편 유 회장의 기자간담회에 앞서 롯데호텔에서 있은 경제5단체장회의(경단협 정책회의)에서는 정주영씨의 국민당과 관련해 정경분리 문제가 집중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회의가 끝난후 박용학 무역협회 회장은 정 국민당 대표가 현대그룹과의 단절을 위해 공증방법을 통해 주식권리행사를 포기하겠다고 하는데 과연 법적 효력이 있을지 의문시된다고 말해 정 대표의 주식권리행사 포기가 정경분리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경제단체장들의 입장을 간접 표명했다.

◎“분열방관”에 “무능해서…” 격앙된 답변/전경련 유창순회장 기자간담 내용

지난 총선에서 빚어진 재계 분열상을 시급히 치유해야 한다는 지적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재계의 리더격인 유창순 전경련 회장이 31일 총선후 처음으로 기자들과 공식 간담회를 가졌다. 최창락부회장 등 전경련 고위간부들이 배석한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유 회장은 최근 재계 분위기와 이에대한 일부 재벌그룹 및 언론의 문제제기에 심기가 몹시 불편한 듯 때때로 기자들의 질문에 격앙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재계가 심각한 분열상을 보이고 있는데.

▲총선과정에서 재계 내부의 대립양상이 나타난 것이 사실이다. 기업간 대립은 없어야 한다. 화합과 협력체제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기업총수가 개인이득을 위해 다투어서는 결코 안된다. 사실 재개의 분열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재계 지도부가 개편돼야 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나는 내년 2월(임기만료)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사표를 낼 것이다(얼굴이 상기되고 격앙된 어조). 전경련 회장단 조기개편은 절차상의 제약이 있다. 임시총회를 열어야 하는데… 인위적으로 문제를 해소해서는 안된다.

­총선기간중 재벌그룹간 대립에 있어서 재계 지도부가 너무 수수방관한 것 아닌가.

▲무능해서 그렇다(몹시 불쾌하다는 표정).

­국민당과 관련된 경제5단체장 성명서에 대한 소견은.

▲정경 분리원칙을 내세운 성명서내용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본다.

­정치자금을 모금했는가.

▲(최 부회장이 답변)회원사들이 어차피 낼 바에는 경제단체가 모아내자는 요청을 했다. 직접 모금은 않고 사무적 창구역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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