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내년 공사출범 철도청 전 운수국장 한정연씨(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내년 공사출범 철도청 전 운수국장 한정연씨(탈)

입력
1992.03.31 00:00
0 0

◎“후배에 길터주려”… 30년 공직 명예퇴직/정년 4년 남긴채 가족설득 결단… “홀가분한 산행이나”지난 25일 철도청 운수국장직에서 명예퇴직한 한정연씨(57·사진)는 요즘 상오 7시께 일어나는 「늦잠」을 즐기고 있다.

이게 얼마만인가. 철도공무원으로 재직하는 동안 평일엔 상오 7시,일요일이나 공휴일에도 상오 9시까지 출근했고 휴가·명절없이 긴장속에서 살아온 그에게 아침 늦잠은 허전하면서도 홀가분한 변화다.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서울고 서울대법대 서울대 행정대학원의 동문 친구들도 만나면서 그는 「일생에 가장 중요한 결단」을 내린 자신을 조용히 응시하고 있다.

그는 정년을 4년 앞두고 시설국장 최강희씨(60·기감),서울지방철도청장 강성태씨(57·이사관)과 함께 철도를 떠났다.이들의 명예퇴직은 93년 1월 공사로 바뀌는 철도청의 오랜 인사적체를 푸는 활력소로 평가됐다.

한씨 자신도 철도청의 재탄생시점에서 후진에게 길을 열어주려고 물러났다고 말하고 있다. 「국가공무원법 제74조의 2의 규정에 의하여 그 직을 면함」이라는 인사기록은 반대하는 가족들을 설득한 결과였다. 교통부(62∼65년)→철도청(65∼81년)→교통부(81∼82년)→철도청으로 이어지는 30년 공직생활은 이렇게 해서 마감됐다.

행정주사에서 이사관이 되기까지 그는 많은 자리를 거쳤다.

76년에 철도컨테이너 수송체계를 도입한 것이 가장 대표적인 행정성과였다. 유도 2단의 탄탄한 몸매지만 스포츠를 즐길 여가가 거의 없었던 그는 해외잡지의 논문을 번역,철도청 기관지 「한국철도」에 싣는 일을 취미처럼 계속해왔고 통산 2년6개월의 해외연수 경험을 철도현대화를 위해 활용하려 애썼다고 한다.

일요일인 29일에는 혼자서 강화도 마니산에 올랐다.

앞으로 무엇을 할까. 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라는 그는 이것저것 일거리를 궁리하면서 이제부터의 삶이 산행처럼 단독등반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홀가분함을 느꼈다고 한다.

물러날 때를 아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임철순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