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설문 통해 사례보고서 작성/담당변호사 따라 다른 판결/판·검사출신 유리… 향응성행/사례/“자체정화능력 상실 판단 결의”/사법사상 처음… 법원대응 주목변호사들이 판사들의 부당한 재판진행과 비법조인적인 행동 법원부조리 등의 척결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대한변협은 지난 30일 김홍수 회장 주재로 산하 특별위원회인 고충처리위원회(위원장 이재운)를 열고 소속변호사들을 통해 판사·법원직원들의 각종 부조리사례를 수집,작성한 보고서를 근거로 법원부조리 개선을 요구키로 결의했다.
이에 따라 위원회소속 변호사 15명은 4월13일 서울 형사법원장과 민사법원장을 공식방문,수집된 부조리사례를 제시하고 근절대책을 수립해줄 것을 강력 촉구할 방침이다.
변호사들이 법원에 부조리척결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사법사상 처음이어서 법원의 대응과 향후 파장이 주목된다.
대한변협이 마련한 보고서는 지난해 8월 소속변호사 2천2백3명중 13%인 2백88명을 설문조사한 내용으로 담당변호사에 따라 처리가 달라지는 판사들의 자의적 재판 진행으로부터 법관의 품위를 잃은 처신까지 다양한 문제점이 지적돼 있다.
보고서는 우선 법조계에 『현직 판·검사가 변호사 개업을 한지 1년내 10억원이상 벌지 못한 바보』라는 말이 퍼져있는 만큼 재조판사들이 판·검사출신 신참변호사들의 수임사건을 무조건 성공시켜 주는 부조리가 관례로 돼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의하면 서울형사지법 모판사는 횡단보도 3주상해사건을 합의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석기각했으나 판사를 그만두고 개업한 변호사에게는 합의되지 않은 횡단보도 6주상해사건을 보석허가했다.
또 서울민사지법 모판사는 증인신문을 하면서 대법관출신 변호사의 증인신문을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진행해 승소하도록 도와줬으며 서울형사지법 모판사는 사법연수원출신 변호사의 보석신청을 불허했다가 부장판사출신 변호사가 사건을 다시 맡아 신청하자 사정변경이유가 없는데도 허가했다.
판사의 부조리 유형으로는 변호사 및 사건당사자의 부탁을 받은 사회인사들과 골프·마작을 하는등 의심받을 처신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지적됐으며 ▲법원직원이나 친·인척의 부탁으로 보석을 허가하고 ▲재판청구인에게 취하를 종용하면서 불이익을 암시하거나 ▲부탁을 받고 원고측에게 무조건 양보성 화해를 권고하는 경우 ▲변호사에게 골프회원권을 싼값으로 넘겨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편 변호사의 53.5%가 판사·검사 등 소송관계자로부터 폭행·핀잔·소송서류 내던지기 등 각종 부당한 처우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대한변협 관계자는 『같은 법조인으로서 판사들의 부조리를 공개하는 것을 망설이기도 했으나 판사조직이 자체 정화능력을 상실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판단돼 개선을 촉구키로 결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변협은 지난해 10월21일 변호사나 방청객들에 의한 부당한 재판진행과 인권침해사례 등에 관한 신고를 접수,심사한뒤 변협차원에서 공식 대응키 위해 특별위원회 형식의 고충처리위원회를 구성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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