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단 금식속 공복채울 저녁 만끽 위해/사원등 곳곳 거지·길손에 음식 무료대접【런던=원인성특파원】 코란율법에 따라 요즘 라마단 절기를 지켜야 하는 아랍인들에게는 해질무렵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13시간 이상이나 라마단 규율에 따라 금식을 해야 하는 아랍인들이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중동발 기사에 의하면 회교도들이 해가 떨어진뒤 먹는 저녁식사는 이프타르(라마단 기간의 회교도 아침식사). 이들은 알라를 만나는 것과 이프타르를 먹는 것을 최고의 즐거움으로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해가 질 무렵 아랍국가의 주요도시에서는 귀가를 서두르는 차량들로 아수라장이 벌어진다. 이프타르를 먹기 위해 전속질주 하는 차량 앞에 교통신호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교통순경마저 이프타르를 위해 들어가버려 무질서를 통제할 사람도 없다. 교차로는 서로 빨리 통과하려는 자동차 때문에 정체되기가 일쑤.
이처럼 귀가전쟁을 치르는 아랍인들이지만 이프타르를 대하는 자세는 진지하다. 사원과 각 가정에서는 코란 암송소리가 들리고 대도시의 거리엔 정적만 감돌게 된다.
또 거리마다 인심이 넘친다는게 언론보도의 주류를 이룬다. 아파트 경비원이나 청소원들은 집앞 식탁에 둘러앉아 푸짐하게 차려진 이프타르를 먹다 낯선사람이 오면 합석을 권한다. 호텔이나 일반상점에서도 종업원들에게 고기와 감자국 빵 등을 무료 제공하기도 한다.
이같은 인심을 아랍인들은 마와이드 알 라흐만(가장 너그러운 자의 향연)이라고 부른다. 특히 부유층 회교도들은 걸인이나 길손에게 음식을 대접하며 그렇게 하지 못할 때는 돈을 기부하기도 한다.
회교사원은 저마다 내방객들에게 융숭한 식사를 대접한다. 이집트의 알 아즈하르 사원의 경우 매일 2천5백여명에게 이프타르를 제공한다. 사디야(50)라고 불리는 여신도가 남녀 지원자의 도움을 받아 식사제공에 동분서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에 의하면 이같은 향연이 벌어지는 곳은 카이로에만 2천군데 이상이며 매일 제공되는 음식량은 50만명분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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