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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러디즈니랜드」 내달 “팡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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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러디즈니랜드」 내달 “팡파르”

입력
1992.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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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사­불합작 파리근교 6백만평에 「꿈의 동산」 소개프로 TV정기 방영 계획/축제분위기속 일부선 “미문화 침투” 걱정【파리=김영환특파원】 디즈니랜드가 프랑스에 상륙한다. 세계에서 네번째,유럽에서 처음으로 생기는 유러디즈니랜드는 내달 12일 파리동쪽 30㎞ 지점의 평원에서 화려한 모습으로 첫 선을 보인다. 개막일이 다가옴에 따라 프랑스에는 미국문화의 침투에 대한 경계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미 코가콜라 맥도널드 미국오락영화 미국스포츠 등에 물든 프랑스 젊은이들이 프랑스의 영혼을 빼앗기지 않을까 우려가 높으며 6백만평의 디즈니랜드가 들어선 센 미즌도를 「미국의 51번째 주」 혹은 「문화의 체르노빌」이라고 공격하는 소리도 들린다.

특히 우려하는 점은 디즈니측이 프랑스 최대의 시청률을 자랑하는 TF1텔레비전과 1주일 5시간의 방영을 계약,청소년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치리라는 것이다.

미키마우스를 앞세운 미국문화의 공세가 이미 프랑스 고유의 오락공원 미라폴리스를 문닫게 했을 정도이니 이같은 우려가 단순한 「기우」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이같은 우려와 갈등은 디즈니랜드사의 노사관계에서도 나타난다. 디즈니 근무자들은 수염을 기를 수 없고 여자는 살색이외의 스타킹을 신어서도,2센티 이상의 귀고리를 해서도 안되게 제약받고 있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지역 노동총연맹(CGT)측은 이를 고리로 개막일에 모종의 실력행사를 예고하고 있다.

경제적 측면의 논란도 크다. 디즈니측은 2백20억프랑(약 3조8백억원)을 투자한 반면 프랑스정부는 고속전철 연결,저렴한 용지불하로 총4백50억 프랑(6조3천억원)의 혜택을 디즈니에 주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1만2천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프랑스의 관광대국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데는 이론이 없는 상태다.

프랑스 지식층의 우려는 이같은 경제적 측면이 아닌 문화·정서문제에 집중돼 있다.

디즈니의 마이클 아이스너사장은 『미국문화를 악마화하지 말라』고 강변하면서 유럽내 다른 오락공원의 실패는 디즈니의 프로정신이 결여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아이스너 사장은 95년부터 스튜디오를 만들어 유럽회사들과 공동으로 영화를 제작할 것이라고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했다. 또한 디즈니측은 주제별공원의 이름을 유럽동화에서 따 「잠자는 숲속의 미녀」라든가 「피터팬」 등으로 붙이는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

자크 랑 프랑스 문화장관은 미국문화의 범람우려에 대해 『그것은 미국문화에 대한 적대감이나 의문의 제기가 아니라 평균화,동일화를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다양성은 지켜져야 한다는 논리다.

랑장관은 『프랑스는 아프리카건 아시아건 미국이건 외국의 문화에 귀기울이고 있으며 또 그래야만 우리문화가 의미 있어진다』며 지난 10년간의 사회당 정권하에서 이런 원칙은 지켜졌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프랑스문화의 개방성을 강조하면서 미국은 90년 프랑스 영화감독 엘리 슈라키의 미국내 촬영을 막았지만 2편의 미국영화는 파리에서 자유롭게 촬영됐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은 프랑스문화의 개방성과 포용력을 평가하는 것으로 디즈니랜드의 프랑스 상륙에 대한 간접적 의사표명이다.

디즈니랜드 개막은 미국 문화의 범람과 프랑스문화의 포용력·다양성중 어느쪽이 생명력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시험장이 되리라는 점에서 프랑스 내외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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