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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당 총선자금 얼마썼나 설왕설래/선거지원비용만 2백30억원 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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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당 총선자금 얼마썼나 설왕설래/선거지원비용만 2백30억원 추산

입력
1992.03.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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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당은 이번 총선에서 어느 정도의 자금을 썼을까.「새정치」 「깨긋한 정치」라는 구호에도 불구,「재벌당」이라는 명예롭지 않은 꼬리표를 달고다녀야 했던 국민당이 창당부터 총선까지 정치자금을 얼마나 사용했는가 하는 문제를 놓고 세간의 설왕설래가 무성하다.

국민당은 창당 및 선거에 들어간 자금규모를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지난 1월초 창당준비과정부터 지금까지 사용한 자금은 대략 5백억원 수준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민당은 이같은 자금사용내역을 조만간 공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국민당이 지출한 모든 공식비용은 정주영대표가 자신소유의 비상장주식을 현대직원들에 매각해 마련한 1천3백억원의 개인자금으로 충당되고 있다. 강원은행에 개설된 정 대표의 「정치자금용」 개인계좌에는 이제까지 직원들의 분할납입액을 제외하고 9백억원 정도가 예치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관계자들은 현대로부터의 자금유입을 우려하는 시각에 대해 『그럴 필요도 없지만 그렇게 하고 싶어도 정부가 자금흐름을 유리알 보듯이 지켜보고 있어 엄두도 못낸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정 대표가 개인적인 비공식지출을 위해 상당액의 「비자금」을 확보하고 있을 가능성은 있다.

국민당의 자금지출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한 부분은 역시 자파후보에 대한 선거지원자금.

당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각 지구당에 선관위가 정한 법정선거비용의 한도액만 지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각 선거구의 주민수 및 면적,현지물가 등을 고려해 선관위가 정한 법정선거비용의 한도는 최저 6천6백만원선에서 최고 1억8천8백만원선. 선거구당 평균 1억2천여만원에 달하는 선거비용을 1백89명의 후보자전원에 보냈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어느 정당도 법정선거비용 이상을 지원했다고 밝히는 경우는 없는 만큼 추가의 비공식지원이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총선직전 많은 후보자들이 중앙당사로 찾아와 추가지원을 요청하고,거절당한 뒤 불만을 터뜨린 사실로 미루어 볼때 국민당측의 주장은 어느정도 설득력을 갖는다. 또한 개표날 당 관계자들 사이에 『막판에 조금만 더 자금지원을 했더라면 훨씬 많은 당선자를 냈을 것』이라는 탄식이 터져나온 것도 그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한 당직자는 『정 대표는 돈을 써야한다고 생각할때는 과감히 쓰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절대로 풀지 않는 사람』이라며 『이같은 정 대표의 스타일을 모르는 후보들 가운데 막판 자금지원을 기대했다가 실망한 경우가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정 대표의 「호주머니돈」을 따로 받은 후보가 있다해도 그 대상과 규모는 극히 제한적이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이렇게 볼대 국민당이 선거지원금으로 지출한 자금은 2백20억∼2백30억원선으로 추정할 수 있다.

○…선거지원자금은 전국구당선자인 정장현 재정위원장(전 금강개발 사장)의 관리하에 후보등록직후인 지난 8·9일께와 이로부터 7∼8일 후인 16일 두차례에 걸쳐 일괄 지급됐다. 1차 지급액은 5천만원이었으며 2차때 선거구별 차액이 은행온라인을 통해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각 지구당에는 다른 채널인 조직국을 통해 창당준비금 3천만원씩이 일괄 지급됐다. 따라서 선거와는 별도로 창당에만 60여억원이 투입된 셈이다.

이와 함께 각 지구당에는 중앙당에서 장기할부로 구입한 엘란트라승용차와 그레이스승합차 1대씩이 일괄 지급됐다. 이 비용도 줄잡아 40억원 가량에 이른다.

나머지 자금은 주로 중앙당운영 및 홍보 등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중앙당 당료 1백20여명의 급여가 월 20억원 가량 지출돼 3개월간 60억원선에 이른 것으로 추산된다.

또 현대계열사 서진항공 소유인 평동 중앙당사빌딩의 임대료를 비롯,당운영에 필요한 경상비도 수억원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국민당이 각 신문에 게재한 정책광고시리즈(10회)와 창당전후 및 총선직후의 이미지광고 등에 들어간 비용,각종 홍보인쇄물의 제작비용이 수십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여기에 기타비용을 감안하면 국민당의 창당 및 선거비용은 대략 5백억원 내외가 된다는 것이 당주변 인사들의 분석이다.

국민당의 국회의원 당선자수가 31명이므로 순전히 산술적 개념으로 볼 때 국회의원 1명에 16억∼17억원 가량이 든 셈이다.

그러나 국민당이 창당과정 및 선거운동 기간에 강력한 후원세력이던 현대의 인적·물적자원의 도움을 받았던 것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비용은 공식자금 지출보다 훨씬 더 많았으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국민당은 앞으로 국회의원 당선자를 비롯,각 지구당에 당운영을 위한 경상비를 계속 지원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국민당은 현대와의 관계단절을 국민들에게 부각시키는 한편 정 대표의 개인금고 외에 후원회를 구성,모금을 통한 자금조달방식을 병행함으로써 「공당」의 면모를 다져나아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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