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오스트라바 나 스트리에젠… 스텐카라지나첼리」 러시아의 민요 「스텐카라진」의 첫 구절이다. 1670년 러시아 압제에 항거하여 타타르족을 이끌고 볼가강유역 일대에서 반란을 일으켰다가 실패한 스텐카라진의 비화를 노래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다음해 러시아군에 잡혀 모스크바에서 모진 고문끝에 야만적으로 처형당했다. ◆당초 타타르라고 하면 러시아 사람들의 기억엔 공포의 대상이었다. 「모든 러시아 도시들의 어머니」로 불리던 고도 키예프가 1240년 타타르군에게 함락됐을땐 초라한 집2백채쯤 밖에 안 남았고 타타르군이 지나간 자리엔 눈에 띄는게 폐허 뿐이었다니까 살육과 파괴가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할만 하다. ◆정복자들은 고대 러시아 공후들에게 현지 행정권 허가장을 주었고 그 허가를 얻는 공후는 몇차례씩 땅에 머리를 조아려야 했으며 뇌물요구에 선선치 않으면 현장에서 처형당하기도 했다. 3백년이 지나 러시아가 타타르를 지배하는 시기에는 러시아 귀족들의 땅에 살던 모든 농민가족들은 토지 소유자의 「영원한 재산」으로 선언되었다. 말하자면 박해의 악순환이었다. ◆지난 주초 러시아연방내 최대 자치공화국인 타타르공화국에선 자치권 강화문제에 관한 국민투표에서 투표자의 61.4%가 자치에 찬성하여 러시아내 독립 도미노 현상의 우려까지 나올 정도다. 자치권 강화는 자원의 공동관리를 규정한 연방조약안에 대한 거부를 의미하기 때문에 러시아는 구 소련체제붕괴와 내부 분열이라는 안팎의 문제에 부딪친 셈이다. ◆구 소련체제의 붕괴는 일단 세계의 냉전기류를 바꿔 놓기는 했으나 그 혼란이 심해지면 서방측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 우리도 러시아에 대해 소비재 지원을 하는 입장인만큼 러시아가 상환능력을 상실할만큼 혼란스러워지는 경우를 우려하게 된다. 타타르의 자치강화는 그동안 지속돼 온 악순환을 끊으려는 「고리」이겠지만 혼란으로 이어지지 않는 「고리」로서 끝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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