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짓는데에 설비투자보다 5조 더들어6공의 야심작이었던 백만호 주택건설사업은 서민들을 위한 최대의 복지정책이라는 차원에서 추진했으나 급작스럽게 그리고 일시에 불붙은 건설활황은 「제조업 위축과 건설부문 이상비대」 등의 경제구조왜곡현상을 불러일으켜 아직도 그 그림자를 우리 경제에 드리우고 있다.
지난해의 성장내용을 수치상으로 보면 제조업이 8.5% 성장해 전체성장률 8.4%를 약간 웃돌았다. 건설활황이 본격화된 지난 89년의 제조업 성장률 3.7%와 비교하면 경제성장의 견실성 여부를 판가름하는 제조업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게 사실이다.
건설업 역시 지난해엔 11.3%가 성장,89년의 16.1%나 90년의 23.7%보다는 많이 진정된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지난해의 총 고정자본형성 내역을 보면 총 투자액(재고증가포함) 81조8백58억원 가운데 주거용건물 건설에 24.2%인 19조6천2백40억원이 투입됐고 공장이나 상가 등 비주거용건물 건설에 17.5%인 14조2천2백94억원이 투입됐다. 이렇게 해서 건물건설에 투입된 돈은 33조8천5백34억원으로 전체의 41.7%를 차지했다.
반면에 기업들이 기계설비를 사들이는데는 전체의 26.1%인 21조1천4백61억원이 투입됐고 운수장비를 구입하는데는 8.9%인 7조2천1백84억원이 투입됐다.이에따라 기업설비투자에 투입된 돈은 28조3천6백45억원으로 전체의 35.0%를 차지했다.
따라서 건물을 건설하는데 투입된 돈이 설비투자액 보다도 5조5천억원이나 많았던 것이다.
건설활황이 본격화 하던 89년만해도 설비 투자액이 건물건축투입액보다는 3조원가량 많았는데 이제는 거꾸로 역전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건물건축은 생산과정의 막바지 종착점이고 설비투자는 생산과정의 출발점이라면 설비투자에 몰려야할 돈이 건물건축에 지나치게 쏠릴때 경제구조 자체에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은 당연한일.
건설활황은 재고증가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해 재고는 4조1천6백72억원이 증가,전체 GNP의 2.9%를 차지했다. 1천원의 부가가치중 29원어치가 재고로 쌓인 셈.
이중에서 원재료와 수입품 재고가 3조1천6백억원어치가 늘었다. 원재료와 수입품 재고는 원유 등 기본적인 수입품외에도 시멘트 타일 등 건축자재들이 상당부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너도나도 건축자재 수입에 나섰다가 정부의 억제조치로 창고나 야적장에 쌓여있는 것이다.
다소 늦긴 했어도 정부의 건설진정책으로 그나마 경기가 제흐름을 찾아가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성장모습은 특정부문의 과도한 성장이 경제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홍선근기자>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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