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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상

입력
1992.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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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Pizza)정치」라는 말이있다. 요즘 우리 어린이들도 좋아하는 피자마냥 한접시위에 놓여 있으면서도 여러쪽으로 나뉘어져 있는 모양에서 유래된 용어라고 한다. 시중에 피자집이 점차 늘어나기 시작한 탓인진 모르겠지만 우리정치도 어느새 쪼가리난 피자모습을 영락없이 닮아가고 있는듯하다. 6공의 총선패배 뒷수습 과정서 노출되고 있는 책임공방이 그런 생각을 불금케 한다. ◆피자를 흔히 둘·넷·여섯·얼두쪽으로 자르듯 우리정치의 책임 떠넘기기도 그런 식이다. 먼저 6공이라는 큰 접시가 있고 책임자는 대통령인데 국민앞에서 그 총체적 책임표명부터가 없다는 소리가 당장 나온다. 「제가 바로 자기」말하듯 하고서야 책임은 다음 선으로 넘어가 2분법적인 공방으로 하향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게 아닌가. ◆2분법 공방이란것 마저 결코 단순하지가 않음은 오늘날 삼척동자도 안다. 표면상으로는 정부·당간의 책임 떠넘기기로 표출되고는 있다지만,껍질을 한꺼풀 까고보면 3·5·6공 집권세력 연합과 야당출신 민간 영입세력간의 차기 겨냥 다툼임은 불을 보듯 뻔한 것이 아닌가. 그리고 다음엔 그 2분법마저 한쪽에서 또 갈라진다. TK기득권 계승론에 신세대론·중부주도론 등 네쪽으로 갈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피자접시를 앞에 둔 고객인 국민의 입장이 참으로 한심스럽다. 미처 포크와 피자가 제멋대로 갈라지다 못해 접시마저 덜컹대고 있으니 식욕을 잃다못해 피자접시마저 내팽기치고 싶은 심정일 것이 아닌가. 그래서 국민을 더이상 바보취급하지 말라는 볼멘소리가 넘쳐나고 있는 오늘인 것이다. ◆이럴때일수록 매사를 분명히 해야할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프랑스에서는 95년의 선거에 일찌감치 대선후보를 내정하고서도 정치인 인기가 윤락여성 다음으로 밑바닥을 헤멘다는데,총선에서 그만큼 혼쭐이 나고서도 여전히 피자놀음을 해서야 되겠는가. 총체적 지도력과 결단이 정말 아쉬운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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