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번디법안 반대여론 고조/견강부회적 발상·표현자유침해 빈축미 상원에 계류중인 번디법안이 다소 점잖지 못한 출판물이나 서적,포르노영화를 제작,배급하는 업주들은 물론 많은 「정통」오락산업 종사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포르노서적과 외설영화에 빠져 살인을 저질렀다고 고백한후 처형된 연쇄살인범 테드 번디의 이름을 딴 이 법안은 성범죄의 가해자가 포르노물의 영향을 받아 범행을 저지른 것이 입증될 경우 피해자는 이러한 외설물의 출판자나 제작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번디법안의 입법 발의자인 미치 맥코넬 공화당 상원 의원의 공보보좌관 스코트 소우리는 『포르노물이 점점 더 말문을 막히게 할 정도로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을 담은 경향이 있다』면서 『강간은 이렇게 하라고 보여주는 듯한 영화를 제작하거나 어린이를 상대로한 성행위를 묘사,돈을 벌어들이는 사람들에게 제동장치를 마련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입법취지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등급 영화의 전문제작자나 음란서적을 보급해온 출판사들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제1수정헌법을 내세워 맹렬히 입법반대운동을 펴는 것은 물론 점잖은 일부 정통파 연예인들과 유수한 음반회사의 중역,이름이 알려진 작가들도 번디법안에 맹공을 가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평소에 말이 없기로 유명한 2인조 마술사 펜&텔러의 텔러까지 목청을 높여 상원에 제출된 법안을 비판하는 주요 이유는 한결같이 『오락업계가 고객들의 행동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발상은 언어도단』이라는 주장으로 집약된다.
만약 이런 논리를 확대시켜 적용한다면 『사춘기 남녀가 동반자살을 했을 경우 「로미오와 줄리엣」을 읽도록 권유한 고교교사가 송사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번디법안의 반대론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보수적인 상원 의원들은 여성들이 번디법안을 지지할 것을 확신했지만 소설가 에리카 종,시인 아드리엔느 리치 등이 회원으로 가입된 「표현의 자유를 위한 여권주의자 특별위원회」라는 단체 역시 1백80명 회원전원의 이름으로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성명서는 『포르노 비디오나 출판물이 범죄를 야기한다는 생각에서 제동장치를 마련하겠다면 성서의 이름으로 저질러지는 수많은 범죄행위에 대한 책임도 누구에겐가 물어야만 형평에 맞는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나 오락업계의 전면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상원법사위원회에 상정돼 심의를 기다리고 있는 번디법안은 미 상원의 상임위원회와 본회의를 조만간 통과할 것이 확실시된다.
번디법안이 예상대로 상원을 통과할 경우 표현의 자유에 대한 논란도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여 최종입법화를 놓고 찬반양론의 제2라운드 싸움이 더욱 흥미있는 뒷소식을 제공해줄 것 같다.<유에스 에이 투데이="본사특약">유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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