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제한선도 철폐/환률변동폭 하루에 0.8%로/CD발행한도 확대·만기연장정부는 오는 7월1일부터 국내진출 외국금융기관에 대해 내국민대우원칙을 전면 적용,주식이나 채권을 국내 금융기관처럼 자유롭게 사고 팔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이다. 이에따라 외국 금융기관의 채권장외 거래가 가능하게 됐고 주식투자에 있어서도 비거주 외국인에게 주어지는 총액투자제한(10%) 종목당 투자제한(3%) 등의 규제를 받지 않게 됐다.
재무부는 27일 지난 10일 한미 금융정책 회의에서 미국에 제시한 3단계 금융시장 개방일정 가운데 1단계 개방계획을 발표,원화의 대미달러 환율 변동폭도 현행 하루 0.6%에서 0.8%로 확대키로 했다. 달러환율이 지금기준으로 하루 약 12원까지 오르내릴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재무부는 또 CD(양도성정기예금증서) 발행한도를 늘리고 만기도 현행 91∼1백80일에서 2∼3개월 더 연장할 방침이다.
내무부는 특히 ▲외국증권사의 선물환거래허용 ▲선물환거래 실수요증빙제출완화 ▲장외금융선물거래 허용 등의 조치를 취해 외국금융기관의 환투기를 상당폭 용인해 주기로 했다.
내무부는 또 외국은행에 대해 은행연합회 및 금융결제원의 정회원가입을 허용,금융공동 전산망 이용을 가능케하기로 이들 기관운영에 있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길을 터주기로 했다.
이밖에 콜만기를 현행 최고 15일에서 최고 1백80일로 확대,채권 등을 담보로 제공하여 콜자금을 장기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환투기도 허용 외국은에 “날개”/국내은 체질개선 미흡 시장교란 우려/해설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빗장이 풀렸다. 정부는 새해벽두를 기해 주식시장을 개방한데 이어 27일에는 일반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을 대폭 개방하는 단기개방계획을 내놓았다. 이것은 본격적인 개방의 시작에 불과하다. 금융시장을 완전히 개방하는 것을 전제로 한 중기개방계획과 장기개방계획을 연말까지 작성,미국에 통보해 주어야 한다. 재무부는 개방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1단계 조치인 단기계획에는 가벼운 내용을 담았다지만 그 파급효과는 결코 만만치 않을 것같다.
외국금융기관에 대해 주식·채권투자에 있어 내국민대우 혜택을 주기로 했을뿐 아니라 그들의 주특기인 환투기를 상당폭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또 CD만기와 발행한도 확대,콜만기 연장도 전적으로 외국금융기관을 위한 조치라 할 수 있다. 국내금융기관들은 각종 행정규제에 꽁꽁 묶여 제대로 영업을 못하는 상황에서 외국 금융기관들은 금리자유화를 만끽하며 폭리에 가까운 이익을 내고 있는데 그들에게 또다시 날개를 달아주는 결과가 된 것이다.
이번 조치의 가장 큰 특징은 외국금융기관에 환투기를 제도적으로 상당폭 허용했다는 점이다. 환율변동폭을 확대키로 했고 지금까지 환투기억제를 위해 시행해오고 있는 선물환거래 실수요증빙제도 등의 각종 규제조치를 대폭 완화했다. 심지어 주식투자를 위해 유입된 외국증권사의 영업기금에 대해서까지 선물환거래를 허용키로 했다. 자칫 잘못하면 국내 외환시장이 크게 교란될 가능성이 크다.
채권시장 개방문제도 심상치 않다. 채권시장을 개방하라는 미국의 요구에 대해 우리정부는 강력히 반대하고 있으나 이번에 외국금융기관에 채권의 장외거래를 허용했다. 이를 계기로 미국의 채권시장개방 요구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CD만기연장도 국내금융시장의 구조개편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CD만기를 1년가까이 연장할 경우 이것은 은행에 금융채의 발행을 허용한 것이나 마찬가지 효과가 있기때문이다.
이래저래 외국금융기관만 땅짚고 헤엄치기식의 장사를 할 수 있게 됐다.<이백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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