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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 벽허물기/광운대 임태섭 교수(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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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 벽허물기/광운대 임태섭 교수(탈)

입력
1992.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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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목요일 학생들과 「도시락점심」 대화매주 목요일 점심시간이면 광운대 본관 4층 신방과 강의실에 저마다 도시락을 든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든다.

이 학과 임태섭 교수(37·사진)와 「대화가 있는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서이다.

오랜 유학생활끝에 지난달 귀국,광운대에서 이번 학기부터 강의를 맡은 이교수는 오랫동안 구상해온 「사제간의 벽허물기」작업으로 점심 함께 먹기를 시작했다.

미 위스콘신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그곳에서 4년동안 강의하면서 임교수는 언젠가는 돌아가야할 고국에서 교수폭행사건등의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참담한 기분이었다고 한다.

지난 2일 입학식날 신입생 40명에게 임교수는 자신의 뜻을 밝히고 함께 온 학부모들에게도 『매주 목요일에는 도시락을 챙겨달라』고 부탁했다.

이 아이디어는 임교수의 유학시절 지도교수가 하던 것이었다. 그 당시의 따뜻하고 정겨운 분위기를 기억하는 임교수는 첫 목요일에 불과 6명이 나타난 것을 보고 실망하고 말았다.

그러나 다음주부터 매주 2∼3명씩 늘어나는 것이 오히려 새로운 재미가 됐다. 임교수는 『서먹서먹하고 어색했던 자리가 이제는 흉허물없이 고민을 털어놓는 자리가 됐다』고 자랑스러워한다. 26일에도 임교수는 14대총선과 대학생 등을 화제로 즐거운 점심을 함께 했다.

『미국도 캠퍼스가 이데올로기에 휩쓸리던 60∼70년대에 사제간에 불미스런 일이 자주 발생했다』는 임교수는 『우리 대학도 어느 정도 정치성향 일변도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이제는 학생들도 강의실로 돌아올때』라고 말했다.

『교수와 학생간의 신뢰회복을 위해서는 교수들이 먼저 그 방법과 계기를 찾아나서야 한다』고 말하는 임교수는 수시로 학생회실에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는가 하면 1주일에 강의가 없는 6시간을 학생면담시간으로 정해 학생들을 기다리며 연구실을 지키고 있다.<김병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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