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중독 치유에 최선 다할터/금융규제 완화·관행 과감히 철폐”『인플레에 중독된 심리를 가진 국민은 건전한 경제활동을 할 수 없고 만성적 인플레에 오염된 경제의 구조와 체질은 절대로 좋아질 수 없다』
조순 신임 한은총재는 취임 첫날인 26일 취임식과 기자간담회를 통해 거듭 우리경제의 제1과제가 「인플레 중독증 치유」이며 이를 위한 중앙은행의 역할이 막중함을 강조했다.
조 총재는 최근의 경제상황에 대해 『통화 금리 임금 환율 물가가 차례로 순환상승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그럼에도 많은 국민들이 그 해독에 대해 무감각하게 된 것은 국민의 심리가 인플레에 중독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조 총재는 이어 『한동안 인플레로 시달리던 남미제국도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반인플레 정책을 지속한 결과 물가상승률이 크게 둔화하면서 경제가 소생하고 있다는 사실은 인플레에 오염된 모든 나라에 대해 타산지석』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반인플레 정책이 조 총재의 임기 4년동안 일관된 정책기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는 단절과 충격을 싫어한다고 전제한 조 총재는 『인플레 치유엔 통화의 적정공급이 긴요하지만 기업의 재무구조가 취약하고 만성적인 자금 초과수요가 장기간 누적돼온 상황에서 통화량의 하향조정은 마음만 먹는다고 당장 이뤄지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기업 등의 경제주체들이 별탈없이 적응할 수 있도록 시간적 여유를 갖고 중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 총재 체제의 한은에서 통화의 확대공급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사실이 취임 첫날부터 명백해졌다. 그렇다고 갑자기 돈줄을 죄는 일도 없을 것이다. 따라서 조 총재 체제에서는 장기간에 걸친 점진적 통화감축이 예상된다.
조 총재는 아울러 시장원리라는 금융원칙에 의해 금융이 굴러갈 수 있도록 경쟁제한적인 규제와 관행은 과감히 철폐하겠다고 밝혀 금융자율화의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은 조 총재와의 일문일답.
부총리 경력이 부담되지는 않았는지.
『한은 총재는 상하관계를 따질 자리가 아니라고 봤다』
중앙은행 독립에 남다른 관심이 많았는데.
『현재의 우리 경제상황은 그런 문제를 거론할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금년 통화목표 18.5%를 더 축소할 의향은.
『경제는 항상 상황에 따라 변하지만 그 목표는 정부와 중앙은행이 고심끝에 책정한게 아닌가. 신축운용을 한다고 할때 신축이란 말이 증가만을 뜻하는 것 아니다. 최근 일부에서 통화량과 GNP(국민총생산)의 비율인 마셜K를 거론,통화확대를 주장하는데 그건 마셜K를 잘못 해석한 것이다. 마셜K가 낮은 것은 인플레가 그만큼 심하다는 얘기일 뿐이다』
총선결과를 보면 정치권의 통화확대 요구가 더 강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정치인들이 우리 경제상황을 잘 안다면 그러한 요구는 안할 것이다』<홍선근기자>홍선근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