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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대부」로이드사 “휘청”(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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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대부」로이드사 “휘청”(국제)

입력
1992.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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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년 10억불·90년 23억불 적자…3백년 역사 침몰위기/최근 5년 대형사고 악연 “경영난”/방만한 조직관리도 영향… 투자자들 “정부 적극개입”요구세계 보험업계의 「대부」로 군림해온 영국의 로이드 보험회사가 최근 심한 동맥경화증에 걸려 휘청거리고 있다.

3백년 이상의 오랜 전통과 역사를 자랑해온 로이드는 80년대부터 세계 보험업계에 불어닥친 불황을 반영하듯 침체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로이드는 지난 88년 21년만에 처음으로 9억8천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90년에 또 다시 23억달러의 단기적자를 냄으로써 보험업계를 긴장시켰다.

런던에 본부를 두고 전세계에 3백개 이상의 방대한 신디케이트를 형성,세계 보험업계의 대명사로 불려온 로이드는 끝내 적자생존의 생존경쟁에서 밀려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말 것인가.

데이비드 컬러리지 로이드 회장은 『로이드 3백년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최근의 경영위기설을 간접시인 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적자폭이 커지고 있는 로이드의 재정상태는 자칫 보험시장의 위축요인으로도 작용할 가능성이 다분해 경영개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우려의 소리가 높다.

로이드의 경영위기를 초래한 주된 요인은 잇단 대형사고에 따른 보상액의 급증과 미국계 후발보험사들과의 치열한 시장쟁탈전 등이다.

「보험황제」로 자타가 공인해온 로이드는 공교롭게도 지난 5년간 거의 매년 초대형 사고와 악연을 맺어왔다.

88년 북해 유정화재사고와 89년 미 샌프란시스코 대지진 등 기상이변에 따른 각종 재난에 대해 로이드는 수백 수천만달러에 달하는 보상금을 지급했으며 이는 곧 로이드의 재정압박으로 이어졌다.

보험금 지급에 얽힌 법률분쟁이 적은 것으로 유명한 로이드는 폭발적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 각종 대형사고로 이같은 전통마저 훼손될 궁지에 몰려있다.

보상액 급증과 함께 후발 보험회사와의 치열한 생존경쟁도 로이드의 재무구조를 악화사키는 또 다른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보험료 인하 경쟁으로 대변되는 보험회사 상호간의 출혈경쟁은 로이드의 신규계약 건수를 지난 몇년간 뒷걸음질치게 만들었던 것이다.

물론 로이드의 취약한 재무 및 경영구조와 방만한 조직관리도 최근의 경영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로이드는 단일 보험회사로 인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일사불란한 단일경영 체제를 갖추고 있지못하다.

무려 3만3천여명에 이르는 개인사업가들이 독자적인 경영수완을 바탕으로 유지되는 「보험중개인 단체」이다.

따라서 로이드는 「보험신디케이트」(조합)의 성격이 강한 탓에 위기관리 능력이 부족하고 순발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있다.

로이드의 공신력 유지를 위해 신디케이트 구성요건이 엄격하긴 하지만 급변하는 경제상황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조직개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57명의 영 보수당 하원의원 등 총1만8천5백명의 로이드 투자자들은 로이드의 쇠락에 분노를 표시하며 『오늘날의 로이드 위기는 경영면에서의 부패구조 때문』이라고 규정한뒤 세금감면 등 정부의 적극개입 정책을 요구하기도 했다.

1688년 2월 닻을 올린 로이드호는 이제 오랜 항해로 지칠대로 지친 선체를 이끌고 보험황제의 자리를 내놓아야 할지도 모르는 난관에 봉착해있다.

물론 컬러리지 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 경영진은 보험료율 현실화를 통해 재무구조를 정상화 시키는 한편 보험업무 전산화 등을 통해 조직혁신을 꾀함으로써 로이드의 명성을 회복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긴 하다.

그러나 로이드가 현재 처한 난관을 이겨나가기에는 너무나 많은 걸림돌이 산재해 있어 난관을 불허하고 있다.

3백여년전 런던 타워스트리트의 한 커피숍에서 유래된 로이드는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그 자신이 보험에 들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마저 흘러나오고 있다.<장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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